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엄마에 관한 사유의 결과물이라고 해도 좋겠다. 엄마를 천천히, 애정 어린 눈으로 읽어나간 저자의 고민과 흔적이 엿보인다. 엄마를 ‘우리 엄마’가 아닌 한 인간으로 관찰한 저자는 책의 제목 그대로 “엄마가 내 엄마라서 그냥 좋다”라고 말한다. 당장이라도 엄마의 품으로 달려가게 만드는 책이다.

「엄마의 사회생활」
내가 사회생활을 막 시작했을 무렵,
엄마는 뜬금없이 식당을 하고 싶다고 했어요.
엄마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은 모두 반대했죠.
식당은 아무나 하냐고.
경험도 없는데 무턱대고 하다가 망한다고.
모두 부정적으로 말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시도라도
해보라고 말할걸 그랬어요.
엄마는 그동안 가족들 뒷바라지한다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거예요.
엄마는 아마 그때가 뭔가를 할 수 있는
가장 적기라고 생각했나 봐요.<48쪽>

「타임머신」
타임머신이 있다면
내가 태어났던,
엄마가 아파했던,
그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가 꽃다운 엄마를 만난다면,
나보다 어린 엄마를
꼭 안아주고 싶어요.
그리고
이렇게 전하지 못한 말을 전할 거예요.
“정말 미안하다고, 정말 고맙다고,
그리고 너무 사랑한다고.”<166~167쪽>

「늦은 고백」
늦었지만,
이제 자유롭게 살았으면 해.
늦었지만,
감수성 풍부했던 소녀로 살았으면 해.
늦었지만,
아름다운 여자로 살았으면 해.
늦었지만,
엄마라는 역할을 잠시 내려놓았으면 해.
늦었지만,
힘들게 해서 미안해.
늦었지만,
나를 키워줘서 고마워.
늦었지만,
나를 사랑해줘서 고마워.
늦었지만,
진심으로 사랑해.
엄마.<244~245쪽>
『엄마가 내 엄마라서 그냥 좋다』
쏭작가 지음│북스토리 펴냄│256쪽│14,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