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우시죠? 심신 녹이는 겨울 서적 BEST 5
추우시죠? 심신 녹이는 겨울 서적 BEST 5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11.08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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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바야흐로 ‘입동’, 겨울이다. 시민들은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집마다 보일러가 돌아간다. ‘따듯함’이 필요한 시기. 몸만이 아니라 마음에도 온기를 찾고 싶다면, 언제 한번 서점에 들러보자. 사람의 체온과 비슷한 온도로 당신을 품을 준비가 돼 있는, 말 그대로 ‘따끈따끈한’ 신간들이 기다리고 있다.

“엄마가 반찬 해놨다~” 배우 김수미와 스타 셰프들의 요리법을 담은 책 『수미네 반찬』을 그저 요리책으로만 봤다면 섭섭하다. 동명의 예능프로그램 ‘수미네 반찬’의 인기도 『수미네 반찬』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게 한 이유이지만, 무엇보다 책 곳곳에 배치된 김수미의 따듯한 에세이의 공이 크다. 

“찬장 속 비밀 창고에 굴비 고사리와 미제 사탕을 숨겨 놨다.” 학교 다녀오면 귓속말로 속삭이던, 막내딸을  끔찍이 아끼셨던 돌아가신 어머니 ‘화순씨’(「신은 추억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음식을 만들었나 보다」 中), “아가, 너는 왜 고기를 안 먹니” 하시며 숟가락 위에 큼직한 고기를 얹어 주시는 게 밥상에서 가장 자주 하는 행동이었던 시어머니(「나는 오늘도 추억이란 이름의 음식을 요리한다」 中). 김수미조차 『수미네 반찬』을 단순한 요리책으로 정의하지 않는다. 김수미에게 『수미네 반찬』은 “엄니와의 추억에 대한 일기장”이며, “희미해져 가는 기억을 아쉽지만 책으로 남기는 흐뭇한 마음”이다.

내년 소비 트렌드를 전망하는 김난도 교수 외 8인의 『트렌드 코리아』에도 어떤 따듯한 마음이 담겨 있다. 이 책이 2020년 쥐의 해를 맞아 키워드로 정한 ‘마이티 마이스’(MIGHTY MICE, 힘센 쥐들)는 만화영화 ‘마이티 마우스’(MIGHTY MOUSE)에서 따왔다. 그런데 제작진이 ‘마우스’(쥐)가 아니라 복수형 ‘마이스’(쥐들)를 쓴 이유는 암울한 세계경제 환경과 진영 간, 세대 간, 남녀 간 갈등을 함께 힘을 합쳐 극복해내자는 의지를 담으려 했기 때문이다. 표지의 색깔에도 그런 마음을 담았는데, 회색 배경에 포인트 컬러로 녹색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 제작진은 “2020년 경제의 잿빛 전망 속에서 한국 경제가 다시 싹을 틔우기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며 “온통 부정적인 예측 일색인 상황에서, 저자들이나 독자 여러분 모두 한 가닥 희망을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작은 희망으로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모터사이클로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한 아버지와 초등생 아들의 이야기를 담은 『유라시아 라이더』에는 대륙을 가로지르는 인류애의 따듯함이 있다. 아버지와 아들은 123일 동안 3만2,000km를 달리며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는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난 러시아인 바이커 네 명은 한국에서 여행할 때 좋은 대접을 많이 받았다며 부자에게 밥을 샀고, 몽골 버드에서 만난 부녀는 돈 한 푼 받지 않고 게르(몽골족의 이동식 집) 안에서 부자를 위한 파티를 열어줬다.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 국경 중간 지역에 사는 아이들은 색연필과 연필깎이의 대가로 커다란 산양 ‘마르코폴로’의 뿔을 선물로 줬다. 특히, 부자는 한국에서 일했다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먼저 웃으며 손을 내밀어 잘 곳을 내주고 먹을 것을 나눠준 것에 감동했다. 

글보다 그림이 좋다면, ‘보림’ 출판사에서 펴낸 그림책 『가시연잎이 말했네』가 따끈따끈하다. 개구리와 함께 연못에서 바다로 흘러온 가시연잎은 자신의 가시를 모두 가시복어들에게 내어주고 바다생물들을 태우기 시작한다. “나도 가시연잎 배에 누워 쉬고 싶어. 그물 피하느라, 상어에게 쫓기느라 오랫동안 쉴 틈이 없었거든.” 뱃전에 얼굴을 내미는 회색 돌고래에게 가시연잎은 개구리를 살짝 건드리며 “타라고 해, 쉬어 가라 해”라고 말한다. 출판사 ‘문지아이들’에서 펴낸 그림책 『나는 돌입니다』 역시 온기를 품고 있다. 못생기고 울퉁불퉁한 데다가 자리에서 꼼짝도 못 한다고 자책하는 바위에게 바람과 달과 별빛은 언젠가 바다로 갈 수 있을 거라고 바위를 위로한다. 장갑이나 두꺼운 외투, 난로만이 온기를 전하지는 않는다. 겨울의 입구에서 책을 안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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