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 카뮈 탄생 106주년, 카뮈가 말하는 삶의 희망이란?
알베르 카뮈 탄생 106주년, 카뮈가 말하는 삶의 희망이란?
  • 송석주 기자
  • 승인 2019.11.07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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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11월 7일. 오늘은 알베르 카뮈가 탄생한 지 106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처럼 세상의 부조리와 인간의 존재를 날카롭게 묘파한 작가가 있을까. 카뮈의 문학적 성취는 당대의 철학자들 또한 인정했다. 장 폴 사르트르는 카뮈와 철학적 지향은 달랐지만 그의 문학을 흠모했고, 롤랑 바르트는 카뮈의 『이방인』에 대해 “건전지의 발견에 비견할 하나의 사회적 사건”이라고 극찬했다.

이처럼 카뮈는 인간의 실존과 본질을 탐구한 철학자였으며 세상의 부조리에 적극적으로 반항했던 혁명가였다. 또한 ‘개인으로서의 인간’의 주체적 존재성에 대한 탐구를 문학으로 승화시킨 뛰어난 소설가이기도 했다. 특히 카뮈는 에세이 『단두대에 관한 성찰』로 195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경력에 정점을 찍었다. 한림원은 카뮈를 “우리 시대 인간의 정의를 탁월한 통찰과 진지함으로 밝힌 작가”로 평가했다.

바르트의 말처럼 『이방인』은 20세기 최고의 문제작이자 걸작이다. 카뮈가 스물아홉의 나이에 발표한 이 소설의 유명한 첫 문장,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는 소설 전체의 맥락을 관통한다. 열정적이지만 냉소적이고, 긍정과 부정의 틈새에서 발버둥치는, 살고 싶지만 끝내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의 운명과도 같은 소설이 바로 『이방인』이다.

『이방인』은 예기치 않은 살인을 저지른 후 사형을 선고받은 주인공 ‘뫼르소’가 죽음의 문턱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삶의 의미를 깨닫는 이야기다. 『이방인』은 1‧2차 세계 대전으로 삶의 공허에 빠진 당대 사람들의 정신적 빈곤을 겨냥하고 있다. 특히 모든 순간에 양가적인 태도를 취하는 ‘뫼르소’의 행동은 오늘날 현대인들이 처한 삶의 고난과 맞물려있다.

『이방인』에서 ‘뫼르소’가 느꼈던 세상의 부조리와 그것에 대한 철학적 해설이 바로 그의 또 다른 대작 『시지프 신화』이다. 카뮈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시지프(시시포스)를 통해 이치에 맞지 않거나 도리에 어긋난, 부조리한 인간의 모습을 꼬집는다. 그러한 인간이 스스로의 운명을 자각하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시지프 신화』에서 특히 「철학적 자살」이라는 챕터가 유명한데, 여기에서 카뮈는 “전적으로 도덕적인 것처럼 보이는 하나의 명백한 사실이 있다. 그것은 인간은 항상 자기 자신의 진리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세상의 부조리에 결박당한 인간의 운명을 지적한 것.

논문 「카뮈의 부조리철학에 대한 고찰」의 저자 이서규는 “카뮈의 작품 『이방인』 『시지프 신화』 『페스트』 『최초의 인간』 『반항하는 인간』 속에서 나타나는 모든 논의를 관통하고 있는 개념들이 바로 부조리의 개념으로 환원된다”고 말한다.

이어 “카뮈는 부조리개념을 통해서 우리의 삶의 한가운데서 주어지는 모호한 현상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이러한 부조리의 세계에서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가’라는 실천의 문제를 고민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덧붙인다.

끝으로 저자는 “그는 인간의 끊임없는 욕구와 이에 대한 세계의 냉정한 침묵 속에서 생겨나는 부조리의 삶을 우리가 결코 회피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통해서 오늘날처럼 타인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삶마저도 쉽게 경시해버리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대한 치밀한 성찰을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카뮈의 소설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 한다’라는 ‘절망적인 희망’이 담겨 있다. 형용 모순으로 보이는 이 말은, 부조리한 세계에 끊임없이 반항하면서 살아있음을 깨달으려하는 카뮈의 철학적 가치와 맥이 닿아있다. 카뮈의 작품이 아직까지 우리의 삶에 깊은 울림을 선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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