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 「가족의 시작」 김주대 -
여자와 아기의 말랑한 뼈와 살을 통째로 안고
산후조리원 정문을 나온다 아직
아기의 호흡이 여자의 더운 숨에 그대로 붙어 있다
빈틈업슨 둘 사이에 끼어든 사내가
검지로 아기의 손을 조심스러벡 건드려 본다
아기의 잠든 손이 사내의 굵은 손가락을
가만히 움켜쥔다 <11쪽>
- 「견주,라는 말」 김선우 -
주인 없는 개,라는 말을 들을 때 슬프다.
주인이 없어서 슬픈 게 아니라
주인이 있다고 믿어져서 슬프다.
개의 주인은 개일 뿌인 거지.
개와 함께 사는 당시는 개의 친구가 될 수 있을 뿐인 거지.
이 개의 주인이 누구냐고요?
그야 개, 아닐는지?
이 개가 스스로의 주인이 될 수 있게 해 주는 사람이라면
사랑을 아는 좀 멋진 절친쯤 될 수 있겠소만. <14쪽>
- 「풀꽃1」 나태주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21쪽>
『너를 만나는 시. 1: 내가 네 이름을 부를 때』
함민복·김태은·육기엽 엮음 | 창비교육 펴냄│96쪽│10,000원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