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어려운 고전 읽기를 한방에! 『청소년을 위한 고전혁명』
[리뷰] 어려운 고전 읽기를 한방에! 『청소년을 위한 고전혁명』
  • 송석주 기자
  • 승인 2019.11.03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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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고전(古典)은 단순히 오래된 책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말하자면 살아남은 책이다.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살아남아 당대의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큰 깨우침을 주는 책. 그것이 고전이다. 그래서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인류의 역사를 짚어보는 일이기도 하다. 책의 설명처럼 고전은 ‘당대의 문제작’이었고 ‘혁명’이었으니까.

이 책은 청소년들을 위한 ‘고전 읽기’ 입문서로, 저자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고전 읽기가 삶의 고난을 해결하는 데 얼마나 유용한 방법론을 제시하는 지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고전은 당시의 현실을 인식하고 어떤 변화를 이뤄야 할지를 고민한 사람의 책이다”라며 “고전은 그 시대의 문제에서 시작하여 미래로 열려 있다. 그래서 고전은 태생적으로 혁명이다”라고 말한다.

특히 제4장 ‘거침없이 너만의 고전을 써라’ 챕터는 하나의 주제를 동서양 고전을 통해 조망하는데, 꽤 흥미롭다. 다 읽고 나면 간략한 동서양 철학의 흐름까지 짚을 수 있다. 작가는 우리가 ‘아는’ 세상과 우리가 ‘사는’ 세상은 다르다고 말한다. 이를 장자의 호접몽(胡蝶夢)을 통해 설명하는데, “내가 나비이고 나비가 나다”라는 물화(物化) 사상은 세상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데 유용하다. 즉 세상에 고정불변이란 없는 것이다.

장자의 사유에서 자연스럽게 토머스 쿤의 으로 넘어간다. 우리는 흔히 과학은 객관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과거 중세시대에는 종교가 절대적 진리처럼 여겨졌다면, 오늘날은 과학자의 말이 제사장을 대신하는 것처럼 보인다. 과학적으로 올바르면 무조건 옳다는 식의 과학만능주의라고나 할까?

하지만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가 발표되고 과학은 객관성에 타격을 입기 시작한다. 저자에 따르면, 『과학혁명의 구조』는 과학의 발전은 전통 과학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지식이 차곡차곡 쌓이며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핵심으로 한다. 쿤은 이를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학』과 뉴턴의 『프린키피아』 등을 예로 들면서 ‘패러다임’을 이야기한다.

그것들의 성취는 과학 활동의 경쟁 방식으로부터 끈질긴 옹호자들의 무리를 떼어낼 만큼 전대미문의 것이었다. 동시에 모든 유형의 문제들을 연구자들의 재편된 그룹이 해결하도록 남겨놓을 만큼 상당히 융통성이 있었다. 이 두 가지 특성을 띠는 성취를 이제는 패러다임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결국 과학도 패러다임의 교체를 통해 사회에서 존립한다. 쿤은 이를 ‘과학혁명’이라고 부르는데, 세상의 변칙성에 대응해 과학 역시 그 변칙성에 맞게 변한다. 정반합의 논리가 절대적 객관성의 상징이었던 과학에도 적용된다는 사실! 책을 통해 더 많은 고정불변의 것들을 격파해보자.

『청소년을 위한 고전혁명』
이지성‧황광우 지음│생각학교 펴냄│232쪽│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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