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쓸쓸하고 허망하다면 ‘책’을 들어라… 국립중앙도서관 11월 사서추천도서
외롭고 쓸쓸하고 허망하다면 ‘책’을 들어라… 국립중앙도서관 11월 사서추천도서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11.01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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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산 너머에 무언가 있으리라는 희망을 안고 산을 넘었고, 강 건너에 무언가 있으리라는 꿈을 안고 강을 건넜다. 그곳 어디쯤엔가 있을 튼튼한 성채로 들어가면 영원히 행복할 줄 알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 산 넘어 산이고, 강 너머 강이며, 인생이란 이렇게 끝없이 길을 가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막막하고 허망했다. 자, 이제 어쩔 것인가?”

평생 여행하며 글만 써왔던 여행작가 이지상은 책 『중년독서』에서 중년에 이르러 문득 든 그의 쓸쓸한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평생 ‘길에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 현실세계의 풍랑들, 경제적 문제나 관계에서 오는 갈등, 늙음과 쓸쓸함, 병과 죽음의 문제 앞에서 저자는 나약함을 느꼈다. 설상가상으로 부모님의 죽음 앞에서 그는 무너져 내렸다. 

“자, 이제 어쩔 것인가?” 
평생 여행이 모든 문제들의 해결책이라고 믿었던 저자는 이번에도 역시 문제를 극복할 방법으로 여행을 택한다. 과거와 달라진 점은 여행의 목적지가 ‘책’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번에는 지구상의 특정 장소가 아닌 책 속으로 여행을 떠났고, 그 여행이 그를 치유했다고 고백한다.

“책을 통해 이제 다른 세계로 걸어 나간다. 드넓은 벌판에 아름다운 나무가 가득하고, 그 사이로 멋진 길이 뻗어나가고 있다. 나무마다 인류의 지혜와 상상으로 맺어진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중년의 고개를 넘자 내리막길만 있는 줄 알았는데 천만에! 풍성한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책 덕분이다. 책을 통해 닫힌 세상, 뻔한 세상, 피곤한 세상으로부터 탈출한다. 앞서간 사람들의 정신을 만나러 간다. 새로운 우주다. 책이 고맙다. 이제 다시 책이다.”

논밭에 가을걷이가 끝나고 찬 바람이 부는 11월. 왠지 모를 쓸쓸함과 허망함이 마음 한켠에 자리한다면, 어쩌면 당신에게 필요한 것도 책 속으로의 여행이 아닐까. 국립중앙도서관 11월 사서 추천 도서를 소개한다. 

■ 어른답게 삽시다
이시형 지음│특별한서재 펴냄│248쪽│14,000원

요즘을 백세시대라고 하는데, 우리는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일에만 골몰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을 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나이는 들고, 행동은 느려지고, 생각은 자꾸 지워지는 것만 같다. 우리는 앞으로 남은 수많은 날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 이 책은 이런 고민에 빠진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조언을 건네며, 마음가짐을 바꾸면 나이보다 훨씬 젊게 살 수 있음을 알려준다. 저자는 86세임에도 현역으로 뛰고 있는 이시형 박사다. 

책 속 한 문장 

“올바르게 나이가 든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시간을 그저 고독한 감정놀이에 허투루 쓰지 않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깊은 사유에 빠지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진짜 누군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는 것은 안타깝게도 나이가 든 다음이다.” <205쪽>

■ 진짜 그런 책은 없는데요
젠 캠벨 지음│노지양 옮김│현암사 펴냄│168쪽│12,000원

저자 젠 캠벨은 영국 런던의 작은 책방에서 일하며 실제로 겪었던 다양한 손님과의 일화를 소개한다. 서점에 와서 책 읽기를 싫어한다고 고백하는 손님, 햄버거 쿠폰으로 책을 사려는 손님, 책을 서가에 숨겨 놓고 다음 날 와서 숨겨 놓은 책이 없어졌다며 찾아 달라는 손님, 다른 서점에서 산 책을 환불해 달라는 손님, 다짜고짜 이해할 수 없는 자기 일상을 얘기하는 손님, 직원의 신발에 구토한 술 취한 손님까지…. 얼핏 평화로워 보이는 서점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상상 초월, 엉뚱한 일화들을 읽다 보면 ‘서점 직원도 극한 직업이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서점이라는 공간이 한층 더 친숙하게 다가온다.  

책 속 한 문장

[손님] 이 쿠폰으로 이 책을 사고 싶은데요.
[직원] 이건 햄버거 무료 쿠폰인데요.
[손님] 네. 햄버거 하나에 책 두권 정도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적절하지 않나요? <95쪽>

■ 우울하면 좀 어때
김승기 지음│문학세계사 펴냄│224쪽│13,000원

저자는 자신이 상담해 왔던 환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 사회에서 흔하게 겪게 되는 감정의 문제들을 적고, 각 문제에 대한 처방전을 전한다. ▲1부에서는 자존감이 낮거나 높은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문제를 ▲2부에서는 ‘자라나지 못한 마음속의 아이들’이라는 주제로 아이들이 겪는 아픔을 ▲3부에서는 ‘상처받기 쉬운 가족’이라는 주제로 가장 가까운 가족들에게 받는 상처를 ▲4부에서는 ‘남자와 여자 그리고 결혼’이라는 주제로 부부관계에서 어떻게 해야 잘 헤쳐나갈 수 있는지 이야기하고 있으며 ▲5부에서는 ‘장애와 통증 사이 내가 혹시 이런 병에 걸린 것은 아닐까’라는 주제로 스트레스로 인한 장애에 대해 설명한다. 

책 속 한 문장 

“이 세상에 원래 ‘높은 자존감’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이 존재할 뿐이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은 ‘자기를 이 세상의 하나의 개체’로 인정하는 것이다.” <24쪽>

■ 삶의 무기가 되는 심리학
레온 빈트샤이트 지음│장혜경 옮김│심플라이프 펴냄│324쪽│16,000원

친구가 빌려 간 돈을 갚지 않을 때, 연봉 협상을 할 때 등 우리는 살면서 크고 작은 위기들을 마주한다. 이 책은 인생에서 위기가 닥쳤을 때 도움을 얻을 수 있는 50가지 심리 기술을 소개한다. 저자는 독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퀴즈쇼 ‘누가 백만장자가 될 것인가?’ 우승자로, 자신의 우승 비결로 ‘심리학’을 꼽은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심리학을 공부하고 제대로 훈련한다면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책 속 한 문장  

“안타깝게도 나는 세계 최고의 퀴즈 전문가가 아니다. 하지만 심리학을 배운 만큼 두뇌의 작동 원리를 잘 알았고, 따라서 최단 시간 안에 최대의 지식을 집어넣으려면 어디에 접속해야 하는지도 잘 알았다.” <116쪽>

■ 어느 날 문득 경제 공부를 해야겠다면
김경민, 김회권, 박혁진 지음│황금부엉이 펴냄│344쪽│16,000원

대중교통을 이용할지 자가용을 탈지, ‘1+1 행사’ 중인 상품을 살지 말지, 전세를 연장할지 대출받아 집을 살지 등 우리는 매일 경제와 관련한 크고 작은 선택을 한다. 이 책은 이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물가, 부채, 연말정산과 같은 용어부터 ‘블랙프라이데이’ ‘5G’ ‘모빌리티 산업’ 등 최신의 트렌드를 반영한 용어까지 잘 살기 위해 알아야 할 최소한의 경제 개념 66가지를 소개한다. 또한, ‘정부가 느끼는 물가와 내가 느끼는 물가는 왜 다를까?’ ‘매년 1월 연말정산을 하는 대신 처음부터 세금을 정확하게 뗄 수는 없을까?’와 같이 한 번쯤은 궁금했을 경제 관련 질문들에 답한다.  

책 속 한 문장

“물가는 말 그대로 물건의 값이다. 소비자들은 자기 범위에 있는 물건의 값에서 물가를 느낀다. 먹거리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정부가 따지는 물가는 단순히 물건값만 뜻하지 않는다. 사회에서 값을 매기는 물건과 서비스가 매우 많기 때문이다.” <272쪽>

■ 안녕, 인간
해나 프라이 지음│김정아 옮김│와이즈베리 펴냄│352쪽│16,800원

이제 ‘인공지능’은 인간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주제다. 책은 인공지능이 사회를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동시에 어떻게 해야 인간이 인공지능에 대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지 설명한다. 예컨대 저자는 기계가 객관적인 만능 해결사로 군림하지 않으려면 인간이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결점과 불확실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해 알고리즘의 한계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생할 수만 있다면 두려움을 넘어 우리가 상상했던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책 속 한 문장

“알고리즘과 인간이 상대의 강점은 활용하고 결점은 포용하면서 동반자로서 함께 일하는 것이다.” <300쪽>

■ 나의 반려동물도 나처럼 행복할까
데이비드 미치 지음│추미란 옮김│불광출판사 펴냄│327쪽│16,000원

반려동물의 평균 수명이 과거에 비해 늘었다지만 주인의 입장에서는 반려동물의 삶이 한없이 짧게만 느껴진다. 항상 곁에서 활력이 넘치던 반려동물이 서서히 기력이 떨어지고 병들게 되면 주인은 그제야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하고 당황한다. 주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이 책의 저자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명상을 통해 그들이 남은 시간을 좀 더 행복하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고 마음을 교감하여 치유할 수 있다고 말하며,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명상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반려동물과의 작별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책 속 한 문장 

“반려동물과 함께 명상할 경우 반려동물은 우리 마음으로 들어올 수 있는 능력이 있으므로 고요함이든 자비심이든 우리가 제공하는 것들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 <207쪽>

■ 땜장이 의사의 국경 없는 도전
김용민 지음│오르골 펴냄│260쪽│15,000원   

이 책은 의대 교수에서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까지 저자가 살아온 35년 인생을 담담하게 그린 에세이다. 소록도 공중보건의 근무를 계기로 이타적인 삶을 지향하게 됐다는 저자는 환자의 치유를 돕거나 누군가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 주는 땜장이 역할을 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40여 편의 글로 구성된 이 책의 1장에서 저자는 현재의 저자를 있게 한 과거를 설명하며, 2장에서는 의사이자 한 남자로서 후배를 양성하고 자녀를 양육하는 과정, 3장에서는 진정한 봉사의 의미, 4장에서는 다양한 구호활동과 생애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책 속 한 문장 
  
“의사가 환자에게 가장 좋은 치료는 ‘안심시키는 것이다. 수술을 안 해도 괜찮다’는 확신의 말로 인해 안도하고 기뻐하는 환자를 볼 때도 의사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 전쟁을 치르지 않고 얻는 평화가 더욱 값진 것처럼.” <1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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