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 말을 더하는 것만큼 부질없는 작업도 드물 것이다. 시는 그저 마음으로 읽고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라는 오래된 생각이 잘 변하지 않는다. 장석남의 시에 대한 첨언은 그러한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시인의 활자는 시로 인해 불분명해진 마음을, 생각을 명료하게 만든다. 그리고 어떤 곳으로 더 나아가게 만든다. “좋은 시는 이해(理解) 이전에 이미 마음 깊은 저만치에서 피어나요. 다가가면 또 저만큼 물러나 더 크게 피어 있어요. 규정되지 않아요. 잡지 않아요. 아름다운 시는 놓아두어요. 잡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시인. 좋은 글에 대한 좋은 글이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 사랑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줄 것이다
장석남 지음│마음의숲 펴냄│228쪽│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