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도 사무실도 의미 없는 시대, ‘내가 있는 곳이 일터’
회사도 사무실도 의미 없는 시대, ‘내가 있는 곳이 일터’
  • 송석주 기자
  • 승인 2019.10.22 13:3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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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노마디즘(nomadisme). 프랑스의 철학자 질 들뢰즈가 자신의 책 『차이와 반복』에서 처음 사용했던 말로 “특정한 가치나 삶의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자아를 찾아 가려는 사고방식”을 뜻합니다. 노마디즘은 유목민·방랑자를 의미하는 ‘노마드’(nomad)의 의미를 살린 철학적 개념입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e)라는 말이 인기입니다. 사전적 정의로는 “첨단 디지털 장비를 갖추고 여러 나라를 다니며 일하는 사람”입니다. 조금 거창하게 들리시나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유튜버’가 디지털 노마드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들은 회사도 없고, 정해진 출근 시간도 없어요. 인터넷과 카메라가 있는 곳이 바로 업무 공간입니다. 특히 전국의 맛집을 돌며 먹방 콘텐츠를 생산하는 먹방 유튜버들은 디지털 노마드의 구체적인 예입니다.

디지털 노마드는 20·30 세대들의 ‘욜로(YOLO) 라이프’ 개념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이에 대해 책 『디지털 노마드』의 저자는 “미래를 위해 오늘을 희생하기보다 현재를 즐기는 삶을 추구하는 욜로족이 늘어나고 있다”며 “열심히 일하면 미래에 행복이 보장된다는 공식이 깨지면서 점점 지금, 현재의 행복을 더 중요시하는 형태로 원하는 삶의 모습이 바뀌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말하자면 욜로족들의 직업관이 오롯이 투영된 게 바로 디지털 노마드인 셈입니다.

정년도, 해고도, 상사도 없이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가 되기 위해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원론적인 얘기지만, 우선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이 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자는 “첫 직장으로 만족하는 일을 찾지 못했다면 끊임없이 내가 원하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해서 찾아야 한다”며 “며칠 고민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은 잘 모르겠다’가 아닌 내가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일에는 직접 부딪히며 경험해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이어 ‘새로운 트렌드에 안테나를 세워라’인데요. 저자는 “새로운 트렌드, 새로운 직업, 새로운 매체를 접하면 바라만 볼 것이 아니라, 한발 앞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자. 오히려 사람들이 관심 가지지 않는 것들에 시간을 투자하자”며 “그것이 머지않아 당신을 전혀 다른 곳으로 인도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즉 획기적으로 변화한 세상에 그저 감탄만 할 것이 아니라 그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새로운 것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용기를 갖는 것이 디지털 노마드가 되기 위한 중요한 자세입니다.

하지만 평범한 직장인이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고 디지털 노마드가 되기란 힘든 일입니다. 그렇다면 회사를 다니면서 디지털 노마드가 되는 방법은 없을까요? 책 『나는 4시간만 일한다』의 저자는 “회사 밖에서 오히려 성과가 향상된다는 사실을 회사에 증명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이를 ‘상사를 맥주와 맞바꾸는 방법’이라고 소개하는데요. 저자에 따르면 회사의 구속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업무 측면에서 원격 근무가 회사에 가져올 이익을 상사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회사 밖에서 오히려 성과가 향상된다는 것을 구체적인 수치로 계량화해 증명시키고, 이에 따라 회사가 직원에게 그러한 업무 방식을 지지하게 만든다면 자연스럽게 디지털 노마딕한 회사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너무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회사에) 원격 근무를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도록 그냥 한번 해보고 싶다고 제안하라”며 “(자신에게 맞는) 원격 근무의 방법을 제시하고, 이 과정을 상사와 충분히 함께 의논해 회사에서 벗어나 업무를 한 시간을 가장 생산적인 기간이 되도록 하라”고 말합니다.

사실 이러한 방법이 아직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 정서와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선 언급처럼 남들이 쉽사리 하지 않는 방식에 관심을 갖고, 그것이 실질적으로 업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회사와 종업원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종업원이 최대한 창의적으로 업무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종업원은 그 환경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자율만큼 성과로 회사에 보답하는 것. 그것이 디지털 노마드 시대에 회사와 종업원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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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10-23 15:08:10
좋은 정보 얻어갑니다^^

ㅇㅇ 2019-10-23 13:11:14
유목민·방랑자를 의미하는 ‘노마드’(nomad)는 바로 이 노마디즘에서 유래한 단어입니다.

-> 노마디즘이 노마드에서 유래한 단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