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했다 하면 베스트셀러... 로크미디어와 체인지그라운드의 수상한 동행
출간했다 하면 베스트셀러... 로크미디어와 체인지그라운드의 수상한 동행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10.21 09:01
  • 댓글 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돈의 역사』(지난 4월/로크미디어 ),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지난 6월/비잉 ), 『당신의 뇌를 고칠 수 있다』(지난 8월/브론스테인 ), 『베스트 셀프』(9월/안드로메디안 ). 올해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올랐던, 혹은 올라 있는 책들이다. 얼핏 서로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책 같지만, 사실은 모두 로크미디어를 모체로 삼은 도서 브랜드들이다. 로크미디어의 책 대다수가 출간되는 족족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것이다.

출판업계는 경이적인 현상에 놀라면서도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내고 있다. 유명 저자도 아니고, 전문가의 추천이 있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언론에 소개된 것도 아닌데, 출간 직후 긍정적 독자평과 댓글, 서평이 쏟아지면서 베스트셀러에 올랐기 때문이다. 일부 책은 출간도 되기 전에 주요 온라인 서점 책 소개에 수십 개의 긍정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일단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도서는 ‘베스트셀러=좋은 책’이란 인식을 낳아 더욱 많은 사람의 선택을 받고 있다.

문제는 해당 도서가 정말 베스트셀러에 오를 만큼 양질의 책이 아니며,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마케팅 산물이라는 의심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이런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그런 사람이 모여 페이스북에 ‘도서사기감시단’이란 공개 그룹을 만들어 사실 규명 작업을 벌이고 있다.

‘도서사기감시단’에 따르면 로크미디어 출판사는 마케팅 홍보 기업 ‘체인지그라운드’의 관계사로 신영준 의장과 고영성 대표 등이 글과 영상으로 ‘홍보’를 뒷받침하고 있다. 사실 이런 홍보는 여타 출판사와 다를 바 없지만, 특이점이 있다면 다수 플랫폼을 통한 중복 노출이다. 로크미디어에서 출간된 책은 ‘부모공부’ ‘독서연구소’ ‘밑줄을 긋다’ ‘더불어배우다’ ‘인생 공부’ ‘체인지그라운드’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 ‘신박사TV’ ‘거인의 서재 친구의 책장’ 등의 SNS 채널에 반복적으로 유통되면서 마치 크게 주목받는 도서인 것처럼 착시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대중은 서로 관계없다고 여긴 여러 채널에서 로크미디어의 책을 접하면서 ‘좋은 책’이란 ‘느낌’을 받고, 이후 쏟아지는 긍정 피드백(서평/댓글 등 )을 통해 이 정도면 읽어볼 만한 책이지 않을까 하는 ‘확신’을 갖게 되는 것이다. 책에 대한 긍정 평가는 보통 책 출간과 동시에 쏟아져 나오는데, 이는 자기계발을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체인지그라운드에서 모집한 일명 ‘졸꾸’(졸X 꾸준히 )들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도서들은 여러 전문가로부터 적잖은 지적을 받는다. 일례로 『당신의 뇌를 고칠 수 있다』에 대해 최낙언 좋은식품정보 대표는 “책 52페이지에 ‘뇌에는 1,000억개의 개별 뉴런이 있고, 우리 몸은 오래된 뉴런을 제거하고 새로운 뉴런을 생성한다’고 주장하는데 그 말에 동의하는 과학자는 없을 것”이라며 “신경세포(뉴런)는 한번 망가지면 끝이라 치료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이어 “책 내용이 모르는 사람에게는 언뜻 그럴싸해 보일지 몰라도 조금만 내용을 아는 사람이 보면 틀린 내용이 너무 많다. 책 내용 절반이 식품에 대한 내용인데 식품에 대한 최소한의 소양도 갖추지 못한 아마추어적 주장과 실수가 너무 많다”고 말한다. 1만 팔로워를 지닌 한의사 Dr Uni 역시 “사전 지식 없는 사람이 쉽게 읽을 수 읽는 책이 아니다. 사실 읽고 나서 이 책이 어떻게 이렇게 팔리지? 싶었다”고 말했다.

물론 ‘체인지그라운드’(신영준 의장=로크미디어 단행본 의사결정권자 )가 책과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독자를 모아 하루 동안 책을 읽고 나누는 ‘빡세게 독서’ 모임을 운영하는 등 독서 문화에 끼친 긍정적 영향이 적지 않다. 또 논란이 된 마케팅 역시 ‘체인지그라운드’ 외 다수의 출판사에서 운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전례 없는 대규모 마케팅에 따른 성공과 폐단이 동시에 드러나면서 눈총이 쏠리고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측은 “해당 건으로 이미 수차례 제보를 받아 사실관계를 검토 중이다.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며 “협회는 원칙적으로 도서 유통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사실관계 확인에 집중했는데,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로크미디어 측에도 유선과 메일로 입장을 물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꺄아 2019-10-21 14:58:06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이런 사태들이 생긴 이후로 베스트셀러로 올라오는 책은 거릅니다... 베스트셀러 물 흐리기....ㄷㄷㄷ

도서사기감시단 2019-10-21 13:31:56
서믿음 기자님, 관련기사로 링크해주십시오.

“에디톨로지인가 짜깁기인가” 고영성·신영준 『일취월장』 논란 공론화 http://www.reader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94334

드라고니스 2019-10-21 13:18:56
신영준, 고영성은 일취월장, 완벽한공부법 등 본인들의 저서에 제기된 표절, 무단도용, 저작권 침해에 대한 해명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상식이 있는 사람이면 이거 표절, 저작권 침해임을 알 수 있는 수준으로 베꼈습니다. 그런데 1시간 짜리 영상찍어 해명했으니 그 영상 보라는데 그게 말인가요? 방군가요? 해명을 자기 구독자에게 하면 되나요? 의혹을 제기한 곳에다가 하세요. 40인 서평단에 대한 사과도 자기 구독자에게 하고 사과했다고 하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