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가 도착했습니다] 설리 악플러에게…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설리 악플러에게…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10.18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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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무한경쟁 시대를 살아간다는 게 참 쉽지 않아요. 그렇죠? 살다 보면 문득 이런 느낌이 들 때가 있죠. 내 삶은 크고 작은 온갖 상흔으로 얼룩진 전쟁터 같은데 누군가의 삶은 참 평온해 보인다는 생각이요. 이런 마음은 연예인을 볼 때 더 커지는 것 같아요. 주위를 둘러보면 내 주위에는 200들(월급 200만원대) 투성이인데, TV에 나오는 연예인은 많은 돈을 쉽게 버는 것처럼 여겨지니까요. 저도 그렇게 느낄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뜨거운 것이 단전 깊숙한 곳에서부터 울컥하고 올라오죠. ‘난 불행한데 넌 뭐가 좋아 그리 환히 웃니, 난 있으나 마나한 존재인데 넌 왜 사랑을 독차지하니’하는 생각도 들고요.

아마 그래서였을 테죠. 악플을 달았던 것 말이에요. 당신에게 별 피해를 끼친 것은 없지만 미웠을 거예요. 당신이 느끼는 고통의 일만분의 일이라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겠죠. 그런 당신의 시도는 성공했어요. 설리에게 고통을 안겼으니까요. 악플을 배설하는 당신에게 설리는 말했어요. “(제가) 악의가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아실텐데 유독 색안경을 끼고 봐 많이 속상하다”고... “저 좀 예뻐해 주시면 안 되냐”고요. 되돌아보면 진심 어린 부탁이자 어떤 신호였던 것 같아요. 더는 못 버티겠다는 위험 경고 말이에요.

그럼에도 당신은 악플을 멈추지 않았어요. 아주 강력했죠. 세계적인 작가 파울로 코엘료가 책 『아크라 문서』에서 “말은 핏자국 한 점 남기지 않고 인생을 망가뜨릴 수 있으며, 말로 인해 생겨난 상처는 결코 아물지 않는다”라고 했듯 당신의 악플은 설리에게 깊은 상처를 안겼고, 결국 그의 인생을 되돌릴 수 없게 망가뜨렸죠.

악플이란 날카로운 창이 자아낸 불행의 위력에 아마 당신은 ‘우월감’을 느꼈을 거예요. 마치 대단한 힘을 가진 것처럼 느껴졌을 거예요. 하지만 사실 당신은 “내면의 열등감으로 인해, 남을 자신보다 더 못난 존재로 깎아내리려 애쓰면서 ‘그나마 나은 사람’이 되려는 존재”(록산 애머리크 『월요일의 기적』)에 불과해요.

아니라고요? 설리가 원인을 제공했다고요? 노브라 주장 등으로 설리 스스로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고요? 물론 설리의 말과 행동이 당신의 가치관, 다시 말해 당신이 생각하는 ‘옳음’과 달랐을 수 있어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차이일 뿐, 절대적 가치와는 다른 문제예요. 예의를 갖춰 의견을 표할 문제이지, 인신공격으로 ‘상처’를 줄 사안은 아니라는 말이에요. 철학가 기시미 이치로가 책 『미움 받을 용기』에서 “자네가 ‘타인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라고 한다면, 타인 역시 ‘자네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라는 걸세. 상대가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더라도 화를 내서는 안돼. 그것이 당연하지”라고 말했듯이요.

알아요. 한때 당신도 악플을 멈추려 했다는 걸요. 하지만 안 된다고 생각할수록, 오히려 더 집착하게 되고 더 큰 쾌감을 느꼈을 거예요. 맞죠? 굳게 결심했지만, 시간이 흘러 고삐가 느슨해지면, 부정적으로 집착하고 있던 폭발적인 충동을 억누르기가 어려웠을 테고요. 괜찮아요. 무릇 사람이란 그런 존재잖아요. 오죽하면 승려 겸 작가인 코이케 류노스케가 “뇌는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할수록 더 하게끔 만든다”(책 『생각 버리기 연습』)고 했겠어요.

하지만 이제는 변해야 해요. 설리와 같은 죽음을 또다시 마주해서는 안 되잖아요. 충동을 억제하기 어려울 때는 분노 관리 계획을 세워보세요. 간단해요. 분노가 느껴지는 전조증상을 파악하고, 그 느낌이 드는 순간에 해야 할 행동을 정해 두는 거죠. 그까짓 게 뭐 대단한 도움이 되겠냐고요? 속는 셈 치고 한 번만 해보세요.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냉수 마시기, 복식호흡, 정 안 되면 5분 있다가 화(악플 달기)를 내겠다는 마음으로 분노를 미뤄두는 것도 방법”(책 『감정의 온도』)이라고 말했어요. 내가 초라하게 느껴질 때, 나는 불행한데 유독 누군가가 행복해 보일 때 악플 충동이 거세게 치솟아 오르죠? 그럴 땐 거리로 나가 찬 바람을 쐬고, 좋아하는 음료수를 즐겨보세요. 아마 충동이 한결 잦아들거예요.

책 『긍정심리학』에서 마틴 셀리그만이 말하길 사람은 행복할수록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며, 다른 사람들을 더 많이 좋아하고 낯선 사람들과도 자신의 행운을 나누고 싶어 한데요. 그렇지만 자신이 불행하면 불신감이 깊어지고 오직 자기만을 생각하며 자기 자신만의 욕구에 몰두하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불행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그건 마음먹기에 달렸어요.

혹시 누군가가 “당신은 행복하세요”라고 물으면 주위를 둘러본 후 상대적으로 잘사는 것 같으면 행복하다고 답하지 않나요? 그 반대의 경우에는 불행하다고 답할 거고요. 생활상담가 프랜시스 타폰은 책 『너만의 길을 가라』에서 이렇게 말해요. “행복해질 수 있는 한 가지 비법은 비교 대상을 바꾸는 것”이라고요. 더 이상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지 마세요. 굳이 비교하려면 어제의 자신과 비교하세요.

그래도 자꾸만 남과 비교가 된다고요? 그럴 땐 이 점을 명심하세요. “당신을 우주에 딱 한명만 존재하게 하기 위해 신은 며칠 밤을 끙끙 앓으셨답니다.” (박민우 『가까운 행복 티백』) 소중한 당신을 만들었던 신이 요즘 다시 끙끙 앓고 계시데요? 왜일까요? 우리 이제 제발 그만해요. 악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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