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결국 문제는 정치다” 알랭 바디우가 말하는 68혁명 『반역은 옳다』
[책 속 명문장] “결국 문제는 정치다” 알랭 바디우가 말하는 68혁명 『반역은 옳다』
  • 송석주 기자
  • 승인 2019.10.1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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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우리가 68년 5월을 기념하는 이유는 확실히 도처에서 일어나는 고삐 풀린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귀환에 대한 대대적인 동의와 그와 어울리는 행복에 겨운 ‘민주주의’에 대한 완전한 찬양에 있었고, 그것은 혁명에 대한 탁상공론하에서 생겨나고 있었던 것, 1983년 이후(에 드러난) 68년 5월의 진정한 결과였다. 제 젊은 날의 열광을 열성적으로 부정하는 지식인 부대에 의해 공유되고 전파된 이러한 전망 속에서, 한편으로 68년의 자유지상주의적 부분인 생활 태도의 전환, 개인주의, 쾌락 취향은 탈근대적 자본주의와 모든 유형의 소비라는 그 잡색의 세계 안에서 실현된다.<18~19쪽>

마지막으로 그리고 아마 무엇보다도, 대의제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이 있다. 그것은 모든 ‘혁명적’ 조직이 실제 그들의 운명을 맡겨버린 민주주의, 국가적·제도적·헌정적 의미로 파악된 ‘민주주의’의 의회주의적이고 선거적인 틀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이다. 설령 그것이 19세기의 반역들이 아주 적절하게 ‘의회주의적 백치병’이라고 명명했던 것에 대한 확고부동한 가담에 의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해도 말이다.<49쪽>

간헐적으로 있었던 소중한 실험적 성공들과 더불어 우리가 질문했던 것은 - 내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다른 성공들과 더불어 질문하는 것처럼 - 이러하다. 각자를 제자리에 남겨두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정치의 실천은 무엇일 수 있는가? 전례 없는 도정을, 불가능한 만남을, 보통은 서로 말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의 결합을 누가 받아들이는가? 말하자면 무엇이 직접적으로 공산주의적인 실천적 사유일 수 있는가?<59쪽>

만약 새로운 공산주의 정치가 가능하다면 그 정치는 대중과의 유대에서 출발할 것이고, 기존 분류의 전복일 것이고, 각자를 각자의 자리에서 조직하는 데 있지 않을 것이며, 반대로 물질적이고 정신적인 급격한 위치 이동을 조직할 것이라는 점을, 우리가 아직 온전하지 않게나마 이해했던 것은 바로 68년 5월의 그 순간, 그곳, 공장 앞에서, 우리의 어설픈 행진과 더불어서이다. 마오쩌뚱이 말한 것처럼 “대중이 우리에게 아직 불명료한 형태로 던져주게 될 것을 그들에게 명확한 형태로 돌려줄” 어떤 조직된 원칙이 그곳에서 구성되기 위해, 그 정치는 공장과 노동자 기숙사 안에, (도시의) 구역 안에, 농촌 안에 지식인이 내재적으로 존재함으로써 만들어질 것이다.<60쪽>

철학자인 나는 여기서 플라톤 이래로 반복되었던 무언가, 아주 간단한 무언가를 말해야 한다. 플라톤은 반드시 이념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러한 신념과 함께 진정한 정치라고 불릴 자격이 있는 것이 시작된다고, 그 정치와 더불어 내가 참된 삶이라고 이름 붙였던 것이 시작된다고 말한다. 실제로 우리가 이념의 미래를 생각할 때, 우리의 눈앞에서 변해버린 그 세계의 천박함을 적절하게 측정할 때, 어디로 가야 살 수 있을지 알기 위해 지구의 표면에서 방황하는 엄청난 수의 노동자와 빈민 대중과 결합할 때, 살아 있는 세계의 한가운데서 네 번째 68년 5월의 교훈을 포함하는 모든 교훈을 짊어질 때, 그렇다, 오직 그런 조건에서만, 우리는 1960년대와 1970년대의 폭풍 당시 가장 잘 알려진 마오쩌뚱의 호소를 다시 말하고 따를 수 있을 것이다. “반역은 옳다(造反有理).”<69~70쪽>

『반역은 옳다』
알랭 바디우 지음│서용순│문예출판사 펴냄│120쪽│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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