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권에 엮인 ‘돈’의 흐름… 제작비부터 인세, 공급가, 구독서비스 저작권 등
책 한권에 엮인 ‘돈’의 흐름… 제작비부터 인세, 공급가, 구독서비스 저작권 등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10.15 10: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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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책 한권을 팔면 출판사와 서점, 작가는 각각 어떤 식으로 돈을 나눠 가질까요. 정답은 ‘책마다, 서점마다, 출판사마다, 작가마다 다르다’입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는 책값을 1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책값의 3분의 1, 즉 3,000원에서 4,000원 정도는 종이값과 인쇄비로 쓰입니다. 그리고 책 한권 팔았을 때 서점이 가져가는 돈은 책값의 27%에서 37% 정도, 즉 1만원짜리 책일 경우 2,700원에서 3,700원 정도입니다. 나머지 2,300원에서 4,300원 정도는 출판사와 작가가 나눠 가집니다. 

어째서 이런 식으로 분배가 될까요? 책이 제작되고 판매되기까지의 과정을 따라가며 좀 더 세부적인 돈의 흐름을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작가가 책을 써서 출판사에 보내고, 출판사가 출간 의사를 밝히면 작가와 출판사는 계약서를 쓰게 됩니다. 보통 출판사가 5년 정도 독점적으로 작가의 책을 출간할 권리를 갖는다는 내용의 계약서인데요. 이때 처음으로 ‘선인세’라는 돈이 오가기도 합니다. 일종의 계약금인 셈인데요. 이는 나중에 책이 팔려서 받을 인세의 일부를 출판사가 작가에게 미리 주는 것입니다. 일부 출판사는 스타 작가의 책을 출간하기 위해 작가에게 억대의 선인세를 제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 초보 작가의 경우 선인세를 주지 않는 경우도 있고, 출판사마다 정책이 다릅니다. 

인세는 책이 팔릴 때마다 작가가 받는 돈입니다. 인세는 잘 나가는 작가의 경우 책값의 10% 전후를 받으며, 초보 작가의 경우 대부분 6% 정도에서 시작하는 것이 업계의 관행입니다. 예를 들어 1만원짜리 책이 한권 팔렸다면, 초보 작가의 경우 600원 정도를 받는 셈이지요. 출판사는 책이 한권 판매될 때마다 1,300원에서 3,700원 정도를 가져가는 것이 됩니다. 인세는 보통 초판은 출간 후 한 달 이내에 정산하며, 2쇄부터는 반기(6개월)에 한 번씩 지급합니다.

이번에는 서점으로 가보겠습니다. 출판사가 서점을 통해 책을 공급하면서 서점으로부터 받는 돈을 ‘공급가’라고 합니다. 그리고 책값에서 공급가가 차지하는 비율을 ‘공급율’이라고 부릅니다. 공급율은 서점마다 다릅니다. 출판사들 입장에서는 자사 책이 홍보가 될 수 있고, 많이 팔릴 가능성이 높은 대형서점이 일종의 ‘갑’입니다. 따라서 일부 출판사들은 대형서점(인터넷 서점 포함)에 중소형서점보다 더 싸게 책을 공급합니다. 반면, 전체 서점의 90%를 차지하지만, 책이 그다지 많이 팔리지 않는 중소서점들에 출판사는 책을 팔아도 그만, 안 팔아도 그만입니다. 또한, 출판사 입장에서는 중소형서점에 책을 유통하는 것이 오히려 손해인 경우도 생깁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공급가를 높게 책정합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출판사의 중소형서점 공급율은 평균 70~75%인 반면, 대형서점 공급율은 평균 60% 정도입니다. 즉, 1만원짜리 책을 대형서점에는 6,000원에 공급하는 반면, 중소서점에는 7,000원 정도에 공급하는 것이지요. 물론, 대형서점과 중소서점에 동일한 공급율을 적용하는 출판사도 더러 있습니다. 

서점에서는 책마다 돈의 움직임도 다릅니다. 서점에서 책을 판매하는 방식은 ‘현매’와 ‘위탁’,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뉘는데요. 서점에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먼저 구입해 구입한 책을 판매하는 방식이 ‘현매’, 서점에 책을 들여만 놓고, 판매될 때마다 출판사에 공급가를 지급하는 방식이 ‘위탁’입니다. 대형서점 입장에서는 잘 팔릴 것 같은 책의 경우 ‘현매’를 하게 되고 잘 팔리지 않을 것 같은 책의 경우 ‘위탁’을 하게 됩니다. ‘위탁’을 하면 팔리지 않은 책은 추후 출판사로 돌려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중소형서점의 경우 출판사에서 ‘위탁’을 꺼려 울며 겨자 먹기로 ‘현매’를 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따라서 대형서점은 ‘위탁’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반면, 중형서점의 경우 ‘현매’ 반, ‘위탁’ 반 정도이며, 소형서점의 경우 거의 모든 책을 ‘현매’하는 식입니다. 결과적으로, 공급율과 판매 방식 면에서 대형서점에 밀리는 중소형서점들은 대형서점처럼 사은품을 주거나 배송을 무료로 하는 등의 할인행사를 잘 하지 못하게 되지요.

여기까지가 출판사에서 책이 제작되고, 서점에서 팔리기까지의 돈의 흐름이었습니다. 이렇게 돈의 움직임을 보면, 어째 소수의 강자에게 유리하고 다수의 약자에게 불리한 구조로 보이기도 합니다. 자본주의의 논리라고 말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요.  

한편, 요즘에는 ‘밀리의 서재’ ‘리디 셀렉트’ ‘YES24 북클럽’ ‘교보문고 SAM’ 등 일정 금액을 내고 무제한으로 전자책을 대여해 볼 수 있는 ‘도서 구독 서비스’가 유행인데요. 해당 서비스들은 작가나 출판사에 돈을 어떤 식으로 지급하는지 밝히기를 꺼려하는 분위기입니다. 작가마다, 책마다, 출판사마다, 기간마다 계약서가 천차만별로 작성되기 때문입니다. 일부 출판사들에 따르면, 도서 구독 서비스 초기에는 서비스 이용자가 한 번 대여할 때마다 출판사에 몇백원 정도가 지급되는 구조였으나, 이제는 서비스 측에서 출판사로부터 저작권을 사는 방식으로 계약을 맺고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책을 6개월 서비스하는 데 몇백에서 몇천만원의 이용료를 출판사에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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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정 2019-10-15 17:11:57
우와 엄청 흥미로운 내용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