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북] 걸작을 탄생시킨 시간과 공간, 도시들의 이야기
[포토인북] 걸작을 탄생시킨 시간과 공간, 도시들의 이야기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10.11 10: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예술은 온전히 예술가로부터 나오는 것인가. 예컨대 슈베르트와 멘델스존이 열일곱살에 작곡한 가곡 ‘마왕’이나 ‘물레 짓는 그레첸’, 관현악 서곡 ‘한여름 밤의 꿈’은 온전히 천재적 재능의 산물이라고 부를 할만하다. 예술가들의 작품 중에는 너무나 비범해 이 세상 것이 아니라고 호평받는 것들이 더러 있다. 

그러나 어쨌든 예술가들 역시 이 세상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사람인 만큼 공간과 시간, 분위기, 기억에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그것들로부터 영감을 받는다. 노르웨이의 강렬한 노을이 뭉크의 ‘절규’를 만들어냈고, 독일의 울창한 숲이 슈베르트의 많은 곡들에서 형상화된 것처럼. 

“많은 예술 작품은 그 예술가의 주변 환경, 좀 더 넓게 그들이 성장한 지역과 도시와 국가의 광범위한 영향력 하에서 잉태됐다.” 『예술가의 거리』, 『짧은 영광, 그래서 더 슬픈 영혼』, 『런던 미술관 산책』 등 예술과 역사, 문화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책을 써온 전원경은 이번 책에서 예술가를 만든 공간을 이야기한다. 뛰어난 예술 작품이 탄생하고 연주됐던 현장을 이해하면서 독자는 그 작품을 보다 직감적이고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산 마르코 광장과 도제의 궁’(1723~1724), 카날레토.

카메라 옵스큐라를 사용해 그린 이탈리아 화가 카날레토(1697~1768)의 베네치아 전경은 그 정확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보다는 건축물과 빛의 조화가 더욱 강조돼 있다. 말하자면 카날레토의 그림 속 주인공은 사람이나 풍경이 아니라 도시 그 자체다. 전반적으로 그림의 채도를 밝게 해서 보는 이에게 경쾌하고 가벼운 느낌을 주는 것도 기념품으로서 카날레토의 회화가 가진 중대한 장점이었다. <27~28쪽>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의 무대로 알려진 ‘글라미스 성’, 스트라스모어.

‘맥배스’의 모델이 된 인물도 장소도 모두 스코틀랜드에 있다. 스코틀랜드 스트라스모어에 있는 글라미스 성은 동화 속의 성처럼 아름다운 모습의 고성이다. 이 성은 ‘맥베스의 성’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72~73쪽>

‘오페라 가르니에’,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는 1910년 출간된 가스통 르루의 소설 『오페라의 유령』의 무대가 된 곳이기도 하다. 예술 작품을 공연하는 장소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도 예술 작품의 무대가 될 정도로 이 극장의 위용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오스만 남작의 도시 계획의 일환으로 설계된 오페라 가르니에는 1861년 착공돼 14년간의 공사 끝에 1874년에 예정보다 훨씬 더 많은 예산을 쓰고 완공됐다. 1875년 1월의 개관식에는 로시니의 ‘윌리엄 텔’, 마이어베어의 ‘위그노 교도’ 등이 개관 기념 작품으로 상연됐다. <124~125쪽>

‘산 마르코 성당’(978~1092), 베네치아.

베네치아의 중심부인 직사각형 모양의 산 마르코 광장에 도착하면 정면에 우뚝 선 산 마르코 성당과 그 옆 도제의 궁전이 보인다. 동화 속에나 나올 법한, 신비롭고 독특한 궁전의 외관은 베네치아의 황금기를 추억하게 만든다. 성당의 이름이 알려주는 바와 같이 산 마르코 성당은 네 명의 복음사가 중 한 명인 마가(성 마르코)의 유골을 보관하기 위해 세워졌다. (중략) 이 성당을 통해 베네치아는 사도의 유골을 모신 장소라는 종교적 지위를 얻었고, 해상 강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었다. <430~431쪽> 

『예술, 도시를 만나다』
전원경 지음│시공아트 펴냄│556쪽│32,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