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독서의 계절, 책 ‘제대로’ 읽고 있나요? 『공부머리 독서법』
[리뷰] 독서의 계절, 책 ‘제대로’ 읽고 있나요? 『공부머리 독서법』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10.1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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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지난해 5월 출간돼 올해 상반기까지 근 1년간 대형 서점 베스트셀러 목록 10위권에 빠지지 않고 올랐던 독서법 책이 있다. 독서법 책이 이렇게 높은 순위를 기록한 것도, 이렇게 장기간 높은 순위를 유지한 것도 굉장히 드문 일이다. 강남 대치동에서 13년째 독서 논술 교육에 몸담고 있는 독서교육 전문가 최승필의 책 『공부머리 독서법』이 바로 이 이례적인 독서법 열풍의 주인공이다. 

책에서 작가는 특히 ‘지식도서’를 읽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지식도서란 동화나 소설과 같은 순수 창작물이 아닌 지식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책이다. 지식도서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세상이 단편적인 지식들로 가득 차있기 때문이다. 연결돼있지 않은 단편적인 지식으로는 깊이 있고 종합적인 사고를 하기 어렵다. 

그저 읽기만 하면 되는 것은 아니다. 지식도서를 읽는 방법은 따로 있다. 읽는 과정에서 ‘지식 블록’을 형성해야 한다. ‘지식 블록’이란 어떤 지식에 대해 ‘왜?’라고 질문하며 꼬리를 물어 원인을 찾아 나갈 때 형성된다. 예를 들어 ‘지구는 둥글다’라는 정보를 접하면 ‘왜?’라고 질문하며 해당 지식에 대한 원인을 책이나 인터넷에서 찾아 읽는다. 이러한 과정에서 독자는 ‘지구는 불덩어리 용암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지구의 중심부로부터 동일한 세기의 만유인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불덩어리 용암이 용암 구체가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원인과 결과로 이어진 지식이 하나의 ‘지식 블록’이다.

‘지식 블록’은 또 다른 ‘지식 블록’을 만들며 결국에는 울창한 ‘지식의 숲’ 이룬다. 예를 들어 앞서 예로 들었던 질문 과정에서 ‘지구는 왜 불덩어리로 태어났을까?’ ‘만유인력이란 무엇인가?’ 등의 의문점이 발생할 수 있고 또다시 이러한 질문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다 보면 추후에는 지구를 넘어 소행성과 별똥별이 생기는 원인을 지나, 항성의 생성 원리와 항성풍을 이해하는 등 머릿속에 ‘천체의 생성’이라는 ‘지식의 숲’이 생길 수 있다.  

깊고 넓은 ‘지식의 숲’을 갖는 것만이 지식도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아니다. ‘지식 블록’을 형성함으로써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능력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몸으로 체화해야 할 단 하나의 지식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모든 지식은 원인과 결과의 쌍으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라며 “모든 것에 ‘왜?’라고 물을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인간이 갖출 수 있는 최고의 능력”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독서 초보자라면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같은 지식도서를 읽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그러나 저자는 아무리 어려운 도서더라도 읽을 수 있는 법을 소개한다. 준비물은 연필이다. 첫 번째 읽을 때는 연필을 들고 표시하며 읽는다. 이때 표시할 것은 모르는 단어, 이해가 안 되는 문장, 핵심 문장이다. 책 여백에 궁금한 점이나 문단의 핵심 내용을 메모해도 좋다. 두 번째 읽을 때는 연필로 표시한 부분에서 모르는 단어의 뜻을 인터넷 백과사전으로 찾아보며 읽는다. 마지막으로 읽을 때는 꼼꼼하게 다시 정독한다. 이때 각 문단의 맨 첫 문장을 세 번 정도 정독하거나 필사하면 이해에 도움이 된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반복해서 읽을 때마다 속도가 빨라져서는 안 된다. 저자는 국어교사 출신 독서 전문가 하시모토 다케시가 베스트셀러 『슬로리딩』에서 증명한 ‘느리게 읽기’의 효과를 언급하며 “독서의 효과는 책을 읽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고를 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며 “책 속에 담긴 논리와 정보, 작가의 의도를 충실히 파악해내면서 읽으면 단 한 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그 책 한 권을 통해 할 수 있는 사고의 극대치를 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반대로 기본 줄거리조차 파악이 안 될 정도로 대충 읽으면 사고의 양이 아주 적게 발생하기 때문에 백 권, 천 권을 읽어도 소용이 없다”며 “제아무리 석탄 매장량이 많은 탄광이라도 갱도를 파지 않으면 단 한 톨의 석탄도 캐낼 수 없듯이 겉핥기식 독서로 얻을 수 잇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근 1년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독서법 책의 역사를 쓴 공부머리 독서법. 많은 사람이 읽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이 효과를 봤다는 방증이리라. 독서의 계절, 무작정 책을 읽기보다는 ‘제대로’ 읽어보자. 

『공부머리 독서법』
최승필 지음│책구루 펴냄│344쪽│16,500원

*해당 기사는 월간 <공군> 10월호에서도 읽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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