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가을 모기 극성... 홈매트에도 ‘멀쩡’
지긋지긋한 가을 모기 극성... 홈매트에도 ‘멀쩡’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10.0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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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애앵.” 집중하지 않으면 잘 보이지도 않는 작은 몸체의 날갯짓이 자아내는 바람 소리는 엄청난 공포감을 자아낸다. ‘흡혈’이라는 괴기스러움과 가려움이 주는 거부감도 한몫하지만,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일본뇌염에 대한 염려는 두려움을 넘어 공포감을 자아낸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지만, 많은 사람이 잠을 설치는 이유다.

김포에 사는 이모(30)씨는 최근 밤마다 특별한 의식(?)을 치른다. 방마다 모기약을 뿌리고 문을 닫아 놓는 것. 안방에서 거실로, 다시 작은방으로 남편과 아이와 함께 옮겨 다니는 수고로움을 감수한 후 자리에 누워보지만, 어김없이 ‘애앵’ 소리가 어둠 속 고요를 뚫고 귓전을 때린다. 매트형 혹은 액체형 모기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날아다니는 모기를 보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이씨는 “홈매트 매트형을 사용하다가 최근 액체형으로 바꿔봤는데, 있으나 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기가 날아다닌다. 밤마다 습격당하는 데도 지쳤다”며 “여름이 지나면 모기가 사라지려나 했는데, 오히려 더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말 모기가 늘어난 걸까? 전문가들은 “선선해진 날씨에 잦은 태풍 영향으로 모기의 활동이 늘어났다”고 말한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가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국내서 모기 개체 수를 확인했더니, 전체 모기 개체 수는 376마리로, 지난해 동기(202마리)보다 174마리가 많았다. 전염병을 옮길 수 있는 말라리아 모기도 18마리나 발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1마리)보다 많은 수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태풍 후 여러 곳에 생긴 물웅덩이에 성충이 알을 낳고 적절한 온도가 가해지면서 생장 속도가 빨라져 모기 개체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태풍이나 폭염에는 모기 활동이 일시적으로 움츠러드는데, 올해 태풍이 많아 뒤늦게 개체 수가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만큼 가을은 모기를 조심해야 하는 계절이라는 건데, 실제로 일본뇌염 환자는 여름보다 가을에 더 많이 발생한다. 국내 일본뇌염 환자 발생은 9~10월에 전체 환자의 80%가 발생한다.

이런 상황 때문인지 모기 퇴치제품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11번가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15일까지 액체형 모기향과 매트형 모기향 제품 판매가 지난해 동기대비 각각 40%, 11% 늘어났다. G마켓에서도 모기 퇴치기 판매가 증가해 전자 모기채와 초음파형 모기 퇴치기가 지난해 동기대비 83%, 30% 증가했다.

다만 모기향 제품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모기향을 피웠음에도 여전히 모기가 날아다니기 때문이다. 사실 모기향 제품이 모기를 완벽하게 퇴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김기연 부산가톨릭대학교 산업보건학과 교수의 실험에 따르면 스프레이>코일형>매트형>액상형 순으로 효과가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 불을 붙여 사용하는 코일형 모기향과, 스프레이형, 매트형, 액상형마다 100마리의 모기를 놓고 실험한 결과 스프레이의 경우 100마리 모두 죽었고, 코일형은 75마리, 매트형은 62마리, 액상형은 49마리가 죽었다. 다만 미세먼지 농도는 코일형과 스프레이형이 각각 1,800ug/m3, 6,500ug/m3으로 실내기준치 150ug/m3을 크게 웃돌아 사용 후에는 필수적으로 환기가 요구된다.

모기가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모기 기피제로는 로션과 스프레이형이 효과가 높았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진행한 한 실험에서 모기가 든 상자에 로션과 스프레이를 사용한 손을 집어넣었을 때 단 한 번도 물리지 않았고, 팔찌와 패치를 착용한 경우 각각 19회, 17회 물렸다. 천연 재료로 만든 모기 기피제의 경우 계피스프레이와 레몬을 사용했을 때 물리지 않았고, 구문초, 로즈마리, 계피캔들, 오렌지껍질의 경우 각각 23회, 25회, 9회, 22회 물렸다.

물론 이런 조처에도 유독 모기에 잘 물리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에게 김상운 충북MBC 사장은 책 『건강상식사전』에서 “목욕을 자주 안 하거나, 지저분한 냄새를 풍기면 모기가 잘 덤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실은 모기에 잘 물리는 사람은 유전적으로 그렇게 타고난다”며 “모기에 잘 물리는 사람은 모기가 좋아하는 독특한 몸 냄새와 적당한 체온을 갖고 있다. 모기에 물렸을 때 유달리 많이 부어오르는 것도 역시 선천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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