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나폴레옹도 두려워했다! 『조제프 푸셰 - 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
[책 속 명문장] 나폴레옹도 두려워했다! 『조제프 푸셰 - 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
  • 송석주 기자
  • 승인 2019.10.08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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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조제프 푸셰, 살아생전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던 그는 모든 시대를 통틀어서 가장 주목할 만한 인물 중 하나이다. 그러나 그는 동시대인의 사랑을 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후세에서도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했다.<4쪽>

발자크에게 푸셰는 ‘둘도 없는 천재’이자 ‘나폴레옹이 거느렸던 장관들 중 유일하게 제구실을 한 장관’이며 그가 아는 사람들 중 ‘가장 머리가 좋은 사람’이다. 발자크는 다른 글에서 이렇게 쓴다. “어떤 사람은 보이는 표면 아래에 항상 아주 깊은 심층을 지니고 있어서 그가 무슨 일을 하는 순간에 다른 사람들은 그 의중이 무엇인지 감을 잡을 수 없고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 푸셰가 바로 그런 인물이다.”<6쪽>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복음은 모두 유배를 거쳐서 생겨났다. 위대한 종교의 창시자 모세와 예수, 무함마드와 붓다, 모두 중대한 가르침을 전하기에 앞서 침묵의 광야로 가야 했고 사람들과 동떨어져서 지내야 했다. 밀튼은 실명했고 베토벤은 청력을 잃었으며 도스토옙스키는 유형(流刑)을 갔고 세르반테스는 감옥에 갇혔다. 루터는 바르트부르크에서 숨어 지냈으며 단테는 망명을 했고 니체는 살이 에이는 듯 추운 엥가딘 지역을 거주지로 택했다.<131쪽>

그는 백 개의 얼굴을 요구하는 어려운 역할을 소화했다. 숭고하면서도 비열한 역할이었고 어마어마한 역할이었다. 하지만 역사는 오늘날까지도 이 역할에 제대로 주목하지 않는 실수를 범하고 있다. 그가 비록 고귀한 영혼을 가지지는 않았어도 애국심과 영웅다운 용기를 지니고 있었기에 신하의 신분으로 주군과 같은 높이에 서고 장관의 신분으로 통치자 위에 서서 제정과 왕정복고와 자유사상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294쪽>

최후의 시간이 다가오자 그는 신, 그리고 인간과 평화를 맺는다. 먼저 어떻게 신과의 평화를 맺었는지 알아보자. 호전적인 무신론자였던 과거의 푸셰는 기독교를 박해하며 제단을 파괴했다. 그런 사람이 12월 말 “추악한 사기꾼”(한창 자코뱅으로 활약하던 시절 그는 성직자들을 이렇게 불렀다), 다시 말해서 사제를 부른다. 그러고는 경건히 두 손을 모으고 종부성사를 받는다. 인간과의 평화는 어떻게 맺었을까? 죽기 며칠 전 그는 아들에게 책상 서랍을 열고 그 안의 서류들을 모두 끄집어내라고 명령한다. 그러고는 큰불을 지피고 수백 통, 아니 수천 통의 편지를 불속에 던진다. 아마 여러 사람들을 떨게 만들었던 공포의 회고록도 이때 태워 버렸을 것이다.<356쪽>

『조제프 푸셰 - 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정상원 옮김│이화북스 펴냄│384쪽│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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