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북쿠오카’는 후쿠오카의 출판사와 서점에서 일하는 회원들이 뜻을 모아 2006년부터 추진해온 북 페스티벌의 명칭이다. 매년 가을 한 달 동안 각종 이벤트를 개최하는데 후쿠오카 시내에 있는 ‘느티나무길’의 대로변에서 ‘한 상자 헌책방’을 열거나, 서로 경쟁 상대인 후쿠오카현 내의 수십개 서점이 함께 ‘문고 페어’를 열거나, 인기 작가를 초대해 토크쇼를 개최한다. 출판과 서점업계의 사람들이 이른바 놀이와 같은 축제 형식으로 책의 매력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 고군분투한 결과, 지금까지 소소하게나마 계속 이어올 수 있었다.
덧붙여, 이 북쿠오카 행사에는 ‘후쿠오카를 책의 도시로’라는 슬로건이 붙어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후쿠오카라는 도시를 도쿄의 서점가인 진보쵸처럼 신간에서 고서까지 모두 즐길 수 잇는 공간으로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였다. 또한 세상 사람들이 점점 책에서 멀어진다고들 말하는데 우리가 하는 활동의 밑바탕에는 ‘책이 팔리지 않는다고 독자 탓을 하기 전에 우리가 좀 더 노력해야 하지 않았을까?’, ‘독자들이 책에서 멀어진 것에 우리 책임은 없었을까?’ 하고 스스로 반성하는 마음이 깔려 있었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 먼저 책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장을 즐기고, 참을 수 없을 만큼 책이 좋은 우리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기로 했다. 또 한편으로는 코믹하고 재미있는 기획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3백여개 정도의 이벤트를 열었다.
그러다 10주년을 계기로 한 번 정도는 진지하게 이 업계의 문제에 대해 모두 함께 서로 의견을 나눠 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이번 ‘끝장토론’을 기획했다. 가장 큰 동기는, ‘후쿠오카를 책의 도시로’라는 슬로건까지 기세등등하게 내걸며 시작했는데 그 10년 동안 출판 경기가 좋아졌다는 소식을 전하기는커녕 다른 대부분의 지역에서도 그러하듯 후쿠오카에서도 서점이 줄을 이어 문을 닫은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중략)
또 이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멤버들끼리 약속한 것이 딱 한 가지 있었다. 그것은 업계의 푸념이나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미래’를 위한 장으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그것만은 절대 잊지 말자고 함께 다짐했다.
『책과 책방의 미래』
북쿠오카 지음│권정애 옮김│펄북스 펴냄│408쪽│1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