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전교 일등 남매 고교 자퇴를 선언하다… 그럼 엄마는? 『엄마 반성문』
[책 속 명문장] 전교 일등 남매 고교 자퇴를 선언하다… 그럼 엄마는? 『엄마 반성문』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10.0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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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10년 전 그날이 지금도 손에 잡힐 듯 기억에 생생합니다. 라일락 향기가 사방에 그윽하던 싱그러운 봄날이었습니다. 
고등학교 3혁년이던 아들은 퇴근한 저를 붙잡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나 학교 그만둘래요.”

전교 임원에 전교 1·2등을 다투며 명문 대학 입학을 꿈꾸던, 저의 희망이고 대단한 자랑거리였던 아들의 청천벽력 같은 선언!
그날 이후 일어난 수많은 사건을 어찌 다 기록할 수 있을까요? 그 엄청난 일들을 뒤로하고 아들은 그해 8월 31일, 결국 자퇴서에 도장을 찍고 말았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을 느끼며, 이 땅에 내가 살아야 할 희망이 없어져 절망 속에 살고 있는데, 며칠 후 강남의 명문 모 여고를 다니던 2학년 딸이 하는 말. 
“잘~~나가는 오빠도 학교를 그만두는데, 덜~~나가는 나는 왜 학교를 다녀야 하죠?” 
학교를 그만두겠다며 등교를 거부하는 딸에게, 너라도 다녀야 한다며 공갈·협박·회유 등 온갖 별짓을 다 했습니다. 다 큰 딸 교복을 억지로 입혀 학교에 데려다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앞문으로 데려다주면 뒷문으로 도망 나오기를 반복. 결국 9월 말, 딸마저 자퇴를 하고 말았습니다. 

그때 저는 학교에서 잘나가는 선생님이었습니다. 각종 연수에서 1등을 휩쓸었고, 열정과 의욕에 넘쳐 학급을 운영해 학부모님들의 인정을 받았습니다. 모 출판사에서 『우리 아이를 위한 학교생활 성공전략 55』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제 아이들은 학교를 자퇴하다니 이런 아이러니가 또 있을까요?

두 아이가 학교를 그만두고 나서 한 일은 먹고 자고 게임하고 텔레비전 보고 영화 다운받아 보고…. 그야말로 게임 중독, 미디어 중독!
먹지도 나가지도 않고 양쪽 방에 틀어박혀 폐인이 돼가던 두 아이. 그렇게 흘러간 세월이 무려 1년 반!

두 아이 때문에 얼마나 울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눈만 뜨면 전쟁 아닌 전쟁이 시작됐으니 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바로 우리 집이 지옥! 그 스트레스로 세 번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가고, 세 번 교통사고를 당하고, 세 번 교통사고를 내고, 두 번 대수술을 받았는데, 두 아이는 저를 그저 벌레 보듯 할 뿐이었습니다. (중략)

그날, 늘 옆도 보지 못하고 앞만 보고 달려온 제가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이었는지 제 삶을 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만난 것이 코칭입니다. 
코칭을 만나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제가 얼마나 무식하고 무지한 자격 없는 부모였는지 깨달았습니다. (중략)

이 책은 제가 우리 아이들에게 쓰는 반성문입니다. 저는 그동안 아이들이 잘못을 하면 반성문을 제출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만 반성문을 쓰라는 법은 없습니다. 어른들도 잘못했으면 반성문을 써야 합니다. 
저는 가슴이 녹아내리는 심정으로 이 반성문을 씁니다. 엄마가 무지했다고, 너희들의 마음을 몰랐다고, 그래서 너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고, 이제는 다시 그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또한 이 책은 저 같은 부모님들에게 같이 반성문을 쓰자고 권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자식 키우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슬퍼하고 절규하는 이 땅의 부모님들을 위해, 저의 부끄러움을 고백하려는 용기를 냈습니다. <4~7쪽>

『엄마 반성문』
이유남 지음│덴스토리 펴냄│312쪽│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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