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가난은 당신의 탓이 아닙니다 『폰 쇤부르크씨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
[리뷰] 가난은 당신의 탓이 아닙니다 『폰 쇤부르크씨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9.30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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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이 책의 저자는 독일의 유서 깊은 가문 출신 언론인이었지만 경제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언론사에서 해고된 후 실업 급여에 의존하는 신세로 전락한다. 그 과정에서 그는 이 세대 가난이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자본주의 종말을 알리는 역사적 차원의 가난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오늘날 가난해지는 사람은 자신만이 실패자라고 느낄 필요가 없다. 훨씬 더 포괄적인 과정의 일부로 가난해지는 것이며, 따라서 그의 운명은 역사적인 차원을 가진다. 이것에 위로를 느낄 수 있지 않겠는가. 혼자서 개인적으로 실패하는 것보다는 시대와 함께, 자신이 속하는 사회계층 모두와 함께 물러나는 경우가 견디기 훨씬 쉽다.”   

그는 언론인 특유의 해박한 역사와 지식, 전 세계 상류층에 대한 흥미로운 가십거리들을 통해 점점 가난해지는 우리 모두를 위로한다. 가난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고. 그리고 ‘우아하게’라는 말은 ‘가난’과 어울리지는 않지만, 그는 이 책에서 그가 그동안 연습하고 실행해온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을 소개한다. 정확히 말하면 “가난해지면서도 부유하게 느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조언한다. 

“행복해지려면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인지하고 이루지 못할 꿈을 뒤쫓지 말아야 한다. 삶의 기복, 존재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사람은 영원한 건강, 갈등 없는 배우자 관계, 물질적인 소원의 성취를 뒤쫓는 사람보다 어쨌든 행복한 삶을 영위할 가능성이 더 많다. 게다가 경이롭게도 행복은 외적인 상황과 무관하다. 부유하고 건강하고 가족에 둘러싸여 있는데도 극도로 불행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찢어지게 가난하고 병들고 외로운데도 행복한 사람들이 있다.”

“나는 오랫동안 본의 아니게 부유한, 그야말로 무척 부유한 사람들과 함께 지내면서 흥미 있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었다. 취향이 고상한 부자들은 예로부터 간소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부유한 사람일수록 ‘평범한’ 삶을 흉내 내는 것을 사치스러운 일로 여긴다.” 

어떻게 보면 ‘정신 승리’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모두가 가난해지는 ‘수축사회’를 살아가는 지혜를 줄 수 있겠다. ‘가난’에 대한 지적이고 현명한 위로를 선사하는 책이다.  

『폰 쇤부르크씨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김인순 옮김│필로소픽 펴냄│232쪽│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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