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완벽한 스펙, 끝없는 노력 그리고 불안한 삶 『밀레니얼 선언』
[책 속 명문장] 완벽한 스펙, 끝없는 노력 그리고 불안한 삶 『밀레니얼 선언』
  • 송석주 기자
  • 승인 2019.09.27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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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밀레니얼 세대. 1980~2000년 초반 출생한 세대이며, IT에 능통하고 대학교육을 받은 사람이 많지만 경기 불황으로 취직에 어려움을 겪어 평균 소득이 다른 세대보다 낮다.

세계 여타 국가에서와 달리 미국에서는 어린들이 일하지 않는다. 이 나라에서 ‘아동노동’이란 영국의 산업혁명, 석탄, 찰스 디킨스 소설에 나올 법한 무언가를 연상시킬 따름이다. 일부 미국 어린이들, 특히 농업에 종사하는 집안 아이들은 언제나 일 해왔지만, 아동기를 바라보는 미국 사회의 주된 시각은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운 시절이라는 쪽에 머물러 있다.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아이들은 법적인 근로관계에 포함되지 않는 존재들이기 때문에, 아동 노동은 ‘학습learning'으로 재분류되곤 한다.<35쪽>

우리의 현실은 이렇다. 모든 미국 아이들은 그들의 가진 모든 것, 즉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어 대학 신입생이라는 한정된 위치를 차지해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 설령 운 좋게 이 목표를 달성한다 해도, 날로 흐르멍덩해지는 교육을 받기 위해 정부에 평균 수만 달러에 이르는 빚을 지고 살게 된다.<115쪽>

21세기까지 살아남은 직업들은 어쩔 수 없이 사람이 해야만 하는 종류의 일뿐이다. 로봇이 더 잘할 수는 없거나, 더 빨리 할 수 없거나, 더 저렴하게 할 수 없거나, 아예 로봇이 할 수 없는 일 말이다. 알자리의 질이 좋건 나쁘건, 사용자는 노동자들로부터 보다 많은 정서적 노동을 원한다. 정서적 노동, 혹은 감정 노동이란, 이탈리아의 이론가 파올로 비르노가 “형질인류학적 요소”라 부르는 것들, 즉 우리를 다른 종과 구분해주는 언어, 게임, 상호 이해 등의 내재적인 역량과 관습이 노동의 일부로 작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심리상담가는 정서적 노동을 한다. 하지만 그건 스타벅스 바리스타도 마찬가지다. 눈물을 훌쩍거리면서 할 수 없는 일이라면 어느 정도는 정서적 노동을 포함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135~136쪽>

무언가를 만들고, 녹음하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이 지금처럼 쉬웠던 적은 없었다. 아이들은 그 상황의 이점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유튜브가 있고, 다들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에는 카메라가 한 대씩 붙어 있으며, 음악 편집 소프트웨어를 구하는 것도 어렵지 않고,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이 존재한다.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손에 넣는 것은 고사하고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던 장비를, 오늘날 대부분의 십대들은 매일같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이 무지막지하게 빨라진 세상 속에서 창작 활동의 속도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재능 있는 친구 몇 명과 함께 고생 좀 하면 이제는 전문가 수준의 미디어를 집에서 만들고 배포할 수 있게 된 것이다.<232쪽>

『밀레니얼 선언』
맬컴 해리스 지음│노정태 옮김│생각정원 펴냄│456쪽│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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