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사소한 인생도 작품이 될 수 있다 『안정효의 자서전을 씁시다』
[책 속 명문장] 사소한 인생도 작품이 될 수 있다 『안정효의 자서전을 씁시다』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9.2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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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이야기가 한권의 책이 되려면 무엇인지 특별한 요소를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 평범한 소재는 거기에 담긴 잠재적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커다랗고 특수한 하나의 주제로 바뀐다. 수많은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경험을 공유한 어떤 사람이 남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는 볼록 렌즈 역할을 하는 특별한 장치나 기술이 당연히 필요하다. 햇빛을 모아 발화를 일으키는 초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14~15쪽>

글을 쓰기는 해야겠는데 마음대로 실천에 옮기기가 쉽지 않다고 소심해지는 사람은 내가 왜 긴장하고 걱정하는지 이유를 한번 꼼꼼히 따져 보기 바란다. 그러면 십중팔구 시작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전혀 없음을 깨닫게 된다. 과연 내가 책 한권을 꺼낼 능력이 있는지 자신이 없으니까, 그냥 겁이 나서 아예 착수를 못 할 따름이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는 안 건넌다."하는 이창호 9단의 유명한 습성은 장고(長考)가 미덕인 바둑에서나 유효한 공식이지 글쓰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바둑 시합에서는 단 한 수도 무를 수가 없지만 글쓰기에서는 문장을 고치고, 어느 대목을 통째로 들어내고, 허술한 부분들을 첨삭하고 바꿔 치는 일이 쓰는이의 마음대로 얼마든지 여러 차례 이뤄진다. <45쪽> 

기본적인 제작비는 종이 250만원, 인쇄 200만원, 제본 50만원, 편집 100만원, 표지와 내지 디자인 180만원, 교정과 제작 관리 100만원, 그리고 창고 대여비가 30만원씩 3년 해서 90만원이었다. 총제작비 970만원에 문장을 다듬어 주는 윤문비 80만원까지 더하면 1,050만원이며, 완성된 책을 제본소로부터 저저가 인수받아 직접 배포하는 경우에는 3년 치 보관 경비를 절약할 수 있다고 했다. <49쪽> 

얼마나 수명이 긴 자서전을 남기고 싶은지를 쓰는이가 선택함에 따라 집필이 언제 끝날지는 저절로 결정된다. 좋은 글쓰기에서는 시간적인 여유가 필수적이다. 기껏 다 써서 자서전을 출판하고 난 이후에 뒤늦게 확인되는 소중한 내용이나 멋진 표현들은 무용지물이다. 후회를 하고 싶지 않다면 흡족한 결과가 확인될 때까지는 절대로 회고록의 발표를 서둘러서는 안 된다. <397쪽> 

『안정효의 자서전을 씁시다』
안정효 지음 | 민음사 펴냄│415쪽│1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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