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을에 커다란 배낭을 짊어진 할아버지가 힘겹게 들어온다. 할아버지가 그 마을을 떠났을 때는 작은 배낭을 진 아이였다. 할아버지가 누구인지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마을 사람들은 할아버지에 대한 괴상한 소문들을 만들어내고, 할아버지는 기피 대상이 된다. 그런데 홀로 정처 없이 떠돌던 할아버지가 비로소 가방을 내려놓자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할아버지의 몸이 하늘로 붕 뜬 것이다. 할아버지의 표정은 평온해졌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런 할아버지의 몸을 기어코 붙잡아 무거운 가방과 함께 관 속에 집어넣는다. 인간이 죽음으로서 타인의 굴레에서 벗어나지만, 타인들에 의해 결국 다시 자신의 굴레를 짊어지게 된다는 의미를 담은 철학적인 그림책이다. 2003년 이탈리아 마티타 필름 페스티벌 스튜던트 어워드 그랑프리 수상작이며 초등학교 6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 수록 도서다.
■ 배낭을 멘 노인
박현경·김운기 지음·한진현 그림│대교북스주니어 펴냄│52쪽│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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