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엄마도 엄마는 처음이야… 육아의 성장과 실패의 보고서
[리뷰] 엄마도 엄마는 처음이야… 육아의 성장과 실패의 보고서
  • 송석주 기자
  • 승인 2019.09.18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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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어렸을 때 엄마는 세상의 전부였다. 높고 커다란 존재였으며 무엇보다 따뜻했다. 엄마만 있으면 모든 어려움이 해결됐다. 엄마는 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엄마가 삶의 무게에 짓눌려 남몰래 울음을 우는 걸 목격했을 때,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엄마에게도 엄마가 필요하구나.’

자식의 입장에서 이 책은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무엇보다 엄마를 돌아보게 한다. 엄마의 지친 어깨와 주름진 눈가를 매만지게 한다. 반대로 같은 엄마의 입장에선 마치 내 이야기를 풀어 놓은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해진다.

저자는 육아의 성공자라기보다 실패자에 가깝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성장자이다. 성장은 늘 실패를 전제한다. 실패가 없는 성장과 그로 인한 성공은 쉽게 무너진다. 이 책은 무수한 실패 끝에 얻은 저자의 남다른 육아 철학이 담겼다. 할 수 없는 일에 목을 매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엄마의 모습은 비겁한 게 아니라 지혜롭다.

“아이가 살아갈 날은 내가 겪어온 삶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편하고 좋은 세상이라 말하기에는 힘든 일이 많다. 힘든 환경에서 아이를 지켜주는 길은 자주 안아주는 것이다. 엄마가 치열하게 살지 않았기에 무지를 인정하고 아이에게 좋은 습관을 남기도록 애쓰는 삶을 살자.”

아이는 불현듯 보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아이에게 책을 강요하지 않고,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이들의 독서 흥미를 유발하는 좋은 방법인 것처럼 말이다. 저자는 아이에게 지시하거나 가르치지 않는다. 늘 아이와 함께 체험하며 그 과정에서 본인 역시 성장한다. 특히 저자의 책을 통한 육아법이 남다르다.

“아이가 엄마 책을 함께 보기 시작해서 내 책을 더 많이 산다. 엄마의 읽고 쓰는 모습을 보면서 신기한지 살금살금 엄마 책을 정복했다. (중략) 이전에는 책을 읽으면 줄만 그었다. 책을 모시고 살았다. 닳을까 아슬아슬 줄타기 하듯 귀하게 대접했다. 터널에 갇히자 책을 씹어 먹었다. 줄 긋고 떠오르는 생각을 빠짐없이 빈 공간에 적었다. 빈 공간이 부족해 메모까지 동원하여 읽으면서 속 찌꺼기를 쏟아놓았다. 여백에 나를 위한 질문과 반성을 쏟아 놓았는데 아이가 엄마 책을 읽었다.”

저자의 말처럼 엄마 입장에서 갖다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책이 아이의 품에 오래 머물기도 한다. 엄마는 전문 북 큐레이터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는 최대한 아이들에게 다양한 책을 읽게 하고, 아이 스스로 좋은 책과 그렇지 않은 책을 분별할 수 있는 독서 근육을 키우게 해야 한다.

책은 엄마가 미처 알려주지 못하는 것까지 알려준다. 엄마의 부족함을 책으로 채우는 것. 책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아이와 함께 토론해보는 것. 그것이 저자가 말하는 책을 통한 육아법이다.

『책 읽어주는 엄마와 작가 된 12살 딸의 기록』
이주하 지음│바이북스 펴냄│228쪽│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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