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2차 세계대전 중 아프리카군단의 사령관으로 기갑사단을 지휘해 극적인 승리를 이끌어내면서 '사막의 여우'라 불린 에르빈 롬멜. 그는 탁월한 전략가로서 최연소 육군 원수에 오른 독일 장군으로 기억된다.
전차전의 귀재였던 그는 기발하고 탁월한 전략과 전술, 공격적이고 지칠 줄 모르는 용맹함, 정치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군인정신 등으로 아군은 물론 적군에게까지 존경받았던 패전국의 사령관이었다. 이 책은 천재 지휘관 롬멜의 삶과 그의 기발한 전술과 전략, 지칠줄 모르는 추진력, 무한한 낙관주의, 현장 중시 리더십 등을 다룬다.
1933년 1월 마침내 히틀러는 권력을 획득해 독일의 총리가 됐다. 거만하고 이기적인 독일 상류층을 혐오했던 롬멜도 히틀러를 대중의 지도자로 인정하고 나치의 급진주의에 호감을 가졌다. 그러나 롬멜은 나치의 반유대주의를 불쾌하게 여겼으며, 1934년 6월에 일어난 '장검의 밤'9유대인과 반나치 세력에 대한 무력행사를 감행했던 나치의 초기 준군사조직 나치돌격대에 대한 숙청) 같은 형태의 대규모 숙청은 완전히 무익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33~35쪽>
히틀러와 블롬베르크, 프리치는 기갑부대의 창설에 강력한 지원을 해줬고, 그리해 마침내 1935년 10월경에 3개 기갑사단이 창설됐다. 히틀러는 자신이 거대한 기갑부대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세상이 알아주길 원했다. 그래서 그는 대량생산된 가볍고 저렴한 장비를 선택했다. 경전차들은 행진에서는 인상적이었으나, 이런 양철로 둘러진 상자들은 실전에서는 거의 쓸모가 없었다. 얇은 장갑을 장착한 1호 전차는 기관총 2정으로 무장한 가벼운 소형 전차로, 기껏 장갑차나 대적할 수 있는 정도였다. <53~54쪽>
총통회의의 의제는 '적색 작전'에 관한 것으로 솜강을 가로질러 공격해 강의 남쪽 프랑스 나머지 지역을 침공한다는 계획이었다. 회의에서 히틀러는 기쁨과 환희를 한껏 표출했다. 자신이 직접 롬멜을 주요 기갑사단의 지휘관으로 선택했으니 롬멜의 놀랍고 뛰어난 전과에 대해 기뻐할 이유가 충분했다. 회의를 마친 롬멜은 사단으로 돌아왔다. 잘 수리해서 손질해놓은 장비와 재충전 후 정비된 병력으로 남부전선과 마주한 롬멜은 프랑스가 다시 회복할 시간을 갖기 전에 공격을 감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번 전역에서는 시간이 핵심 무기가 될 것이라는 롬멜의 예감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97쪽>
히틀러는 프랑스가 휴전 조건을 요청하기 전에 가능한 한 프랑스의 많은 영토를 점령하고 싶어했다. 이런 히틀러의 명령에 따라 롬멜은 자신의 기갑부대를 셰르부르로 돌렸다. 셰르부르는 콩탕탱 반도의 북쪽 끝에 있는 전략적이고 대단히 요새화된 항구였다. 6월 18일 롬멜은 셰르부르를 공격해서 도시를 둘러싼 30개 요새와 함께 점령했다. 대규모 수비대는 미약한 저항을 했지만 결국 백기를 들고 말았고, 롬멜은 3만명의 프랑스군 포로를 잡았다. 롬멜의 사단은 6주 동안의 진격에서 총 9만7,000명의 연합군 병사를 포로로 잡은 것이었다. <106쪽>
『나는 탁상 위의 전략은 믿지 않는다』
크리스터 요르젠센 지음 | 오태경 옮김 | 플래닛미디어 펴냄│400쪽│2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