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잔소리 예방접종 하셨나요?… 피할 수 없는 ‘명절 잔소리’ 이렇게 대처해라
추석, 잔소리 예방접종 하셨나요?… 피할 수 없는 ‘명절 잔소리’ 이렇게 대처해라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9.13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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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취업포털 ‘커리어’가 구직자와 직장인 백여명을 대상으로 한 추석 명절 잔소리에 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7.2%가 ‘추석 명절에 듣는 잔소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적 있다’고 답했다.  

구직자가 가장 공감하는 추석 명절 잔소리는 ‘아직도 취업 준비하니?’(21.8%)였으며, ‘졸업하면 뭐할거야?’(16.3%), ‘회사 보는 눈이 너무 높은 거 아니야?’(15%), ‘공부는 잘하고 있니?’(13.9%)가 뒤를 이었다. 반면, 직장인들은 ‘돈을 얼마나 모았니?’(25.09%)를 가장 공감하는 추석 명절 잔소리로 꼽았으며, ‘결혼은 안 하니?’(22.15%), ‘애인은 있니?’(14.20%), ‘연봉 얼마 받아?’(14.20%) 순이었다.

그간 보지 못했던 그리운 친척들과 가족들을 만나는 것은 반갑지만, 잔소리를 들을 생각에 머리가 아파오는 사람이 많다. 피할 수 없는 잔소리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법은 없을까. 책에 답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살펴보면 책의 저자들 역시 인생에서 비슷한 문제를 마주했고, 이에 대한 답을 고민했다. 

“결혼은?”, “시집갈 때 안 됐니?”라고 묻는 친척에게는 『사장 부장 다 나가, 혼자 있고 싶으니까』의 저자 이환천 시인의 시를 읊어보자. “뼈없는 닭발이/먹기가 편하듯//뼈없는 안부가/대답도 편하다”(「안부」) “너 살 좀 빼야겠다”는 잔소리에는 조금 화를 내도 괜찮다. “내가진짜/마음먹고/살을빼면/난리난다//내위장들/하루종일/밥달라고/난리난다”(「난리」) 잔소리의 주체가 사촌동생이라면 응용할 수 있는 시가 있다. “오랜만에 나를보고/살쪘냐고 놀려대는/사촌동생 녀석에게/나지막히 속삭였다/내일아침 차례상의/주인공이 바뀐다면/그건니가 될것같아”(「제사」)

베스트셀러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의 저자 정문정은 나에게 상처 주는 사람이 집안의 어른이어서 현실적으로 화를 내기 어려운 경우 사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마법의 문장 두개를 전한다. 첫째는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다. 이 말은 피하고 싶은 상황 앞에서 거리를 두게 한다.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말을 들었지만, 논쟁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닐 때 대화를 효과적으로 끝낼 수 있다. 둘째는 “그건 제가 알아서 할게요”다. 이 말은 대답하고 싶지 않고 할 필요도 없는 상황에서 유용하다. “결혼은 언제 할 거니?” “돈은 잘 모으고 있니?” “남편 아침밥은 잘 챙겨주고 있니?” 등의 질문에 싱긋 웃으며 “그건 제가 알아서 할게요”라고 말하면 기죽지 않고 우아하게 대화를 끝낼 수 있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기’도 많은 책에서 권장하는 스킬이다. 베스트셀러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에서 곰돌이 푸는 “다른 사람의 말에 흔들리지 말아요”라며 “다른 사람의 조언이 반드시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어요. 나의 선택이 옳다는 생각이 들 때는 남의 말은 그저 흘려보내는 것이 어떨까요?”라고 조언한다.

책 『나는 뻔뻔하게 살기로 했다』에서 미국의 심리학자 데이비드 시버리는 “부정적인 사람은 당신에게 반대하고 당신을 비난하고 당신이란 존재를 위축시킨다. 그러나 언제나 기억할 것. 당신이 동의하지 않는 한 이 세상 그 누구도 당신의 가치를 깎아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시버리는 “주위의 부정적인 사람 때문에 내가 온전한 자기를 잃어버린다면, 나는 물론이고 타인의 세계까지 완전히 상실하게 되는 셈”이라며 “자기 존중의 세계로 나아가는 일은 무엇보다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뻔뻔하게 무장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잔소리를 한 귀로 흘려버리기 어렵거나 잔소리에 대꾸할 힘도 없다면, 관점을 바꿔 ‘정신승리’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책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에서 앤은 “엘리자가 말했어요.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져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걸요”라고 말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이토록 흥미진진한 세상에서 잔소리로 인한 슬픔에 오래 잠겨있기란 힘든 일이 된다. 

잔소리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도 바꿀 수 있다. 앤은 “린드 아주머니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런 실망도 하지 않으니 다행이지’라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실망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게 더 나쁘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한다. 물론 듣기 싫은 잔소리이지만, 그것이 애정을 바탕으로 하는 기대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알면 덜 듣기 싫어지리라. 올 추석, 당신이 상처받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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