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따뜻한 로마 감성돔 양식장부터 인분 난방까지 『공학의 명장면 12』
[리뷰] 따뜻한 로마 감성돔 양식장부터 인분 난방까지 『공학의 명장면 12』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9.1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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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기원후 1세기 로마의 상인 카이우스 세르기우스 오라타는 어느 날 벽돌공을 부른다. 그가 좋아하는 감성돔을 양식할 양식장을 만들어야 하는데, 감성돔은 찬 바닷물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 겨울 몇 달간 따뜻한 바다를 찾아 남쪽으로 이동하는 이 물고기를 양식하기 위해서는 양식장을 따뜻하게 만들어야 했다. 오라타는 벽돌공과 함께 양식장 밑을 아치형 구조로 띄우고 그 밑으로 불을 떼 연기가 지나가도록 만든다. 우리나라의 온돌과도 비슷한 이 난방 기술은 훗날 ‘히포카우스트’라고 불리며, 로마의 도시와 식민지 곳곳에 거대 목욕탕이 들어설 때마다 사용됐다. 

이 책은 이렇게 12가지 발명품의 탄생 스토리를 쉬운 소설 형식으로 묘사해 보여준다. 난방 기술 외에도 ▲종이 ▲연필 ▲기관차 ▲컴퓨터 ▲자동차 ▲무선 통신 ▲플라스틱 ▲페니실린 ▲전자레인지 ▲비디오 게임 ▲월드 와이드 웹이 처음 발명될 때의 스토리가 담겼다. 

스토리 곳곳에는 알아두면 쓸모 있는 재미있는 상식들이 상자 안에 배치됐다. 예를 들어서 오라타의 벽돌공은 노예였다. 그리고 당시 로마 인구의 40%는 노예였다. 로마 시민들은 노예들이 힘든 일을 할 때 콜로세움이나 목욕탕에 가는 등 예술과 오락에 관심을 쏟았다. 이야기와 관련 없지만 알아두면 좋은 지식도 있다. 예를 들어 당시 로마인들은 굴을 자주 먹었는데, “The world is my oyster!”(직역하면 세상은 내 굴이야!)라는 표현은 셰익스피어의 희곡에 등장하는 대사로 “이 세상은 내 거야”, “난 원하는 건 뭐든지 할 수 있어”라는 의미다. ‘oyster’가 ‘굴’이라는 의미 외에도 ‘돈벌이’ 혹은 ‘횡재’를 뜻하기 때문이다. 

옛날의 발명을 통해 오늘날 공학이 진취적으로 탐색 중인 미래 청사진을 보여주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히포카우스트’의 이야기 뒤에는 우리나라 울산과학기술원에서 변을 난방 연료로 사용한다는 사실과 그 원리를 알려준다. 종이의 발명을 설명하는 이야기에서는 오늘날 우주공학의 희망이 된 종이접기의 무한 변신을 소개한다. 증기기관차의 미래는 ‘테슬라’의 최고 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개발 중인 비행기 속도를 따라잡는 열차 ‘하이퍼루프’다. 공학의 과거와 미래를 배우고, 잘 몰랐던 지식도 알 수 있는 영양가 높은 책이다. 

『공학의 명장면 12』
크리스티안 힐 지음·주세페 페라리오 그림│이현경 옮김│푸른숲주니어 펴냄│204쪽│12,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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