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모든 행위가 커뮤네케이션은 아니다 『소통하는 인간, 호모 커뮤니쿠스』
[책 속 명문장] 모든 행위가 커뮤네케이션은 아니다 『소통하는 인간, 호모 커뮤니쿠스』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9.19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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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아마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아주 오랜 옛날부터 언어를 사용하게 된 호모 사피엔스는 운명적으로 외로움을 느끼며, 그의 후예인 오늘을 사는 사람들도 도시적인 일상생활에서 소외감에 시달린다. 허심탄회하게 툭 터놓고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그리운데, 찾기 어렵다. 여러 현대적인 이유로 소통을 가로막는 불통의 요소들 또한 증가일로이다. 그래서 소통과 공감을 통해 혼자에서 벗어나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고 싶은 것이다. <20쪽> 

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은 인간의 다양한 행위를 모두 인간 커뮤니케이션 행위로 보지 않고 아래의 몇가지 특성을 지닐 때 인간 커뮤니케이션 행위로 규정한다. 첫째는 상징적 행위로서 특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상징적 행위는 어떤 현상을 대변하기 위해 정교하게 고안된 기호를 사용해 다른 사람도 그 현상과 관련해 공통된 것을 생각하고 의미를 가지게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중략) 둘째는 사회적 행위라는 특성을 지녀야 한다. 예를 들어 수업중에 강의실 밖의 공간을 지나가는 사람이 강의실 안의 강의 내용을 들었다고 해서 사회적 행위로서 커뮤니케이션 행위를 충족하는 건 아니다. 강의실 안에서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과 가르치는 교수 사이에 이뤄지는 것이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요건을 갖춘다는 것이다. (중략) 셋재는 의미 공유의 행위라는 점이다. 상대와 언어와 비언어 기호를 사용해 커뮤니케이션을 했는데 의미의 공통부분을 전혀 만들어내지 못한 경우는 소통이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중략) 넷재는 교환적, 거래적 특성을 지니는 행위라는 점이다. 거래의 뜻은 자신 혼자서 하는 행위가 아니고 상대가 존재하며, 그 상대에게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때의 커뮤니케이션 행위는 기본적으로 주고 받는 비용과 보상이 발생하는 행위이다. <44~45쪽> 

선생님의 질문에 대한 자신의 답변이 '정답이 아니면 어떻게 하는가'라는 불안감도 경청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선생님이 학생의 답변에 대해 별다른 설명도 없이 틀렸다고 하고, 답변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것이 경청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형성한다. 선생님이 어떤 의도도 없이 언급을 하지 않고 다른 문제로 옮겨 갔다고 하더라도 질문이나 답변을 한 학생에게는 창피하다는 감정을 일으키고 부끄러움을 야기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자라나는 자기모멸과 불안감은 커뮤니케이션 행위에 소극적으로 임하게 하고, 마지못해서 최소한의 응답만 하는 수동적 자세를 낳는다. 경청의 부실에 대한 경험과 결과는 가족과 교실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억압하는 부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볼 수 있다. <59~60쪽> 

『소통하는 인간, 호모 커뮤니쿠스』
김정기 지음 | 인북스 펴냄│376쪽│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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