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북] 별과 별의 만남 『동주와 빈센트』
[포토인북] 별과 별의 만남 『동주와 빈센트』
  • 송석주 기자
  • 승인 2019.09.04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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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윤동주는 독립운동가이기 전에 문학을 사랑했던 청년이었다. 문학을 염원했던 청년에게 망국의 땅은 가혹하기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시를 썼고, 시를 노래했고, 시를 사랑했다. 윤동주의 시가 아름다운 이유는 문학을 마냥 독립운동의 수단으로 도구화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빈센트 반 고흐는 죽어서 산 작가이다. 고흐가 활동했을 때만 해도 사진과 똑같은 그림이 인기였다. 고흐 생전에 그림이 한 점밖에 팔리지 않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고흐는 사실적인 그림을 그리기보다 산뜻하고 뚜렷한 색채로 그림에 생동감을 부여했다. 그는 사후 현대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화가로 재평가 받았다.

별을 노래한 윤동주. 별을 고흐. 그들의 시와 그림이 한데 어우러졌다. 어둠 속에서도 글쓰기와 그림을 그리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두 예술가의 예술 혼을 동시에 느껴보자.

■ 서시(序詩)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슬픈 족속

흰 수건이 검은 머리를 두르고
흰 고무신이 거친 발에 걸리우다.

흰 저고리 치마가 슬픈 몸집을 가리고
흰 띠가 가는 허리를 질끈 동이다.

■ 사과

붉은 사과 한 개를
아버지 어머니
누나, 나, 넷이서
껍질째로 송치까지
다- 노나 먹었소.

■ 눈

눈이
새하얗게 와서,
눈이
새물새물하오.

■ 할아버지

왜 떡이 씁은 데도
자꾸 달다고 하오.

■ 산협(山峽)의 오후(午後)

내 노래는 오히려
섧은 산울림.

골짜기 길에
떨어진 그림자는
너무나 슬프구나.

오후의 명상(瞑想)은
아- 졸려

『동주와 빈센트』
윤동주 글│빈센트 반 고흐 그림│저녁달고양이 펴냄│284쪽│1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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