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북] 진중권, ‘감각학’의 세계를 열다
[포토인북] 진중권, ‘감각학’의 세계를 열다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9.0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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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미학자 진중권이 신간 『감각의 역사』를 통해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미학, ‘감각학’의 세계를 열었다. 

미국의 뇌 해부학자 스티븐 폴랴크가 그린 '망막' (1941) [사진= 창비]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오감을 넘어선 ‘주관적인 느낌’에 대해 다루는 학문. 우리는 ‘감각학’을 잘 알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고중세의 철학에서 그 논의가 끊겼기 때문이다. ‘이성적 존재가 되려면 감각을 불신하라’고 가르친 데카르트를 중심으로 한 근대철학이 이성중심주의 형태로 전개되면서 사람들은 감각을 경시하게 됐다. 

모든 감각정보는 뇌의 송과선으로 전송된다. (데카르트 '인간론') [사진= 창비]

“하지만 감각에 대한 과학적 접근의 한계는 명확하다. 진정으로 감각적인 것, 가령 커피의 향이나 맛과 같은 감각질은 결코 과학적 데이터로 기술되지 않기 때문이다. 럭스로 표기될 때 체험으로서 빛은 사라지고, 헤르츠로 측정될 때 체험으로서 소리는 사라진다. 따라서 감각의 현상학적 질을 기술하는 일은 여전히 사변적 방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케임브리지 대학에 소장된 1310년 수고본. 머리에는 '공통감' '보유적 상상력' '감상적 상상력' '판단력' '기억력'이라고 적혀있다. [사진= 창비]

진중권에 따르면 오늘날 ‘미학’이라는 학문은 철학 내에서 과도한 이성주의를 수정하려는 움직임이었고, 그마저도 ‘감각학’의 단편에 불과하다. 그는 이 책에서 미학에서 그동안 폄하됐던 감각의 권리를 복원하며 ‘감각학으로서 미학’을 제시한다. 

르네상스 시대의 내감. 머리에는 '공통감' '생산적 상상력' '보유적 상상력' '인지력' '판단력' '기억력'이라고 적혀있다. [사진= 창비]

책은 ‘감각학 3부작’의 일부다. 이 책에서는 감각론의 역사를 다루며, 추후 나올 제2권에서는 감각의 관점에서 미술사를 조망할 예정이다. 제3권에서는 감각에 관한 다양한 사회·경제·기술적 의제를 다루는 작업이 이어질 예정이다. 

『감각의 역사』
진중권 지음│창비 펴냄│524쪽│2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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