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근대의 길목에서 근대를 성찰하다 『생태주의자 괴테』
[책 속 명문장] 근대의 길목에서 근대를 성찰하다 『생태주의자 괴테』
  • 송석주 기자
  • 승인 2019.08.2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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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괴테는 기술, 과학, 산업의 힘으로 세계를 좀 더 실용적이고 생산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진보의 대가로 우리가 무엇을 잃고 있는가를 끊임없이 질문했다. 근대의 진보 이상이 가져온 대가를 괴테는 근대적 존재의 비극적 운명으로 보고 이를 파우스트가 악마와 맺은 계약으로 표현했다.<10쪽>

근대의 이분법적 사고, 새로운 시대의 신으로 등극한 ‘쉴 줄 모르는 욕망’이 괴테가 파악한 근대의 문제였다. 그는 “유용성, 전쟁, 소비, 기술, 지식, 지성”을 자기 시대의 여섯 가지 유령이라 칭하고 이에 맞서 “생성, 평화, 양육, 예술, 학문, 여유로움, 이성”을 대안적 가치로 제시했다.<14쪽>

괴테는 식물의 형성 원칙을 ‘수축과 팽창’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식물이 자라나 형태를 갖추는 데에는 수축과 이완의 상호작용으로 일어나는 고양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양은 양적 차원에서뿐 아니라 질적 차원에서도 이루어진다. 고양은 대립을 전제로 한다. 일단 양극단이 존재하고 그것이 처음에는 서로 대립하다가 합쳐져 제3의 것을 만들어냄으로써 고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111~112쪽>

생태페미니즘을 제창한 도본은 여성들이 지구를 구하기 위한 생태혁명을 이끌 것을 주장했는데, 이러한 근본 인식은 괴테의 『친화력』에도 녹아 있다. 『친화력』은 남성과 여성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성찰하고 있으며, 기존의 가부장적 틀을 전복한다는 점에서 생태페미니즘 관점으로 분석이 가능하다.<123쪽>

『파우스트』는 구원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차라리 ‘몰락의 이야기’에 가까우며 파우스트가 꿈꾸는 세계는 바람직한 유토피아보다는 오히려 부정적 유토피아에 가깝다.<193쪽>

괴테는 자연을 실험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자연을 경험하고 자연의 비밀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로서는 “자연의 독백을 해독하는 것”이 자연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방법이다.<224쪽>

『생태주의자 괴테』
김용민 지음 | 문학동네 펴냄│256쪽│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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