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의 ‘근자감’은 왜 가슴을 때릴까?
이효리의 ‘근자감’은 왜 가슴을 때릴까?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8.2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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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사진=JTBC]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한때 핑클로 활동하며 가요계 요정으로 주목받다가, 이후 솔로 활동에 성공해 섹시 여가수 이미지로 대중에 각인됐던 이효리. 전성기가 지나면서 대중에게 잊히는 듯했던 그가 몇 해 전부터 방송활동을 재개하면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과거 ‘섹시함’으로 눈길을 끌었다면 최근의 매력 포인트는 ‘높은 자존감’이다.

최근 방송된 JTBC ‘캠핑클럽’에서 과거 핑클 멤버와 여행을 떠난 이효리는 “스쿠터가 중간중간 설 때 일부러 나무 그늘을 지나서 섰다. 이진이 나무 그늘에 서게 하기 위해서였다”며 “그때 나 자신에게 감동했다. 남들은 몰라도 내가 내 자신이 기특하게 보이는 순간이 많을수록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 이상순과의 일화도 전했다. 이효리는 “이상순이 보이지도 않는 의자 밑바닥에 사포질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여기 안 보이잖아. 누가 알겠어’라고 했더니 ‘내가 알잖아. 남이 나를 생각하는 것보다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더 중요해’라고 하더라”며 “그때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과거 JTBC ‘한끼줍쇼’에 출연했을 당시 한 어린이에게 “훌륭한 사람이 돼야지”라고 하는 이경규를 뒤로 물리며 “뭘 훌륭한 사람이 돼? (하고 싶은 것 하며 사는 ) 그냥 아무나 돼”라는 명언을 전한 이후 또다시 대중에게 격한 공감을 전했다.

현대인의 고질병 ‘낮은 자존감’. 도대체 자존감이란 무엇이기에 뭇사람에게 고통을 안기는 것일까? 선안남 상담심리사는 “(자존감은 ) 언제, 어디서나 평생 우리를 따라다니며,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마음의 무게중심추”라고 말한다. 그는 책 『자존감,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에서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우울·불안·분노·완벽주의·강박성과 같은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할 가능성이 작고, 이를 더 쉽게 극복한다. 어려운 일에 도전하는 것도,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펼치는 것도, 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갈등과 오해를 슬기롭게 풀어나가는 것도 모두 자존감과 관련이 깊다”며 “결국 자존감은 우리의 행복과 건강, 성공을 위해 반드시 살펴봐야 할 마음의 무게중심추”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은 없을까? 심리학자 알버트 앨리스는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첫째는 자존감과 자존심을 구분하는 것이다. 자존심은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대하는가에 집중하며 자신을 소중하게 다뤄줄 것을 기다리는 마음이지만, 자존감은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대하든 흔들리지 않는 자기 존중과 자기사랑을 실천하는 마음이다. 다시 말해 자존심의 의식 대상이 ‘남’이라면 자존감은 ‘나’인 것이다.

둘째는 자존감의 높낮이와 안정성을 함께 고려하는 태도다. 흔히 자존감을 ‘높다’ ‘낮다’로 표현하는데 이보다 중요한 것은 ‘안정성’이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도 기복이 있을 수 있고, 이런 불안정성은 심리상태에 큰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심리치료사 배르벨 바르데츠키는 책 『여자의 심리학』에서 “건강한 자아는 자존감과 편안함으로 대변되며, 장기적으로 안정된 구조를 지니고 있다”며 “어제의 모습이 오늘과 같고, 내일이 된다고 해서 내가 완전히 달라지지 않는다는 느낌을 갖는 것”이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셋째는 자존감과 우월감의 구별이다. 무언가를 잘하는 경험은 자존감을 높여주고 때로 우월감을 느끼게 하지만 사실 우월감은 자존감의 반대말인 열등감과 같은 개념이다. 우월감은 경쟁과 비교에 집착하기 때문에 마음의 평안을 얻기가 쉽지 않다. 재능은 뛰어나지만 마음이 불행한 천재들이 존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무석 박사는 책 『자존감』에서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에 관해 “바꿀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공사중’인 자신을 인정하고, 완벽주의 위장을 벗어버리고, 타인의 평가에 나를 맡기지 말며, 자기 위로 기능을 활용하라”고 충고한다.

마크 맨슨은 간단하게 “쓸데없는 것에 대한 신경을 끄라”고 단언한다. 그는 책 『신경 끄기의 기술』에서 “인생에서 마주하는 중요하지 않은 모든 것을 향해 ‘꺼져’라고 말하라”면서 “당신은 유망주도 아니고 실패자도 아니다”라고 말한다.

“뭘 훌륭한 사람이 돼? 그냥 아무나 돼”라고 말했던 이효리. 그 말이 격한 공감을 자아내는 이유는 유망주가 돼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자신을 실패자로 간주하며 억압해왔던 현대인의 아픔을 건드렸기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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