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이월드’, 조국 딸 ‘특혜 의혹’, 우회전 교통사고... 공통점은?
이랜드 ‘이월드’, 조국 딸 ‘특혜 의혹’, 우회전 교통사고... 공통점은?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8.2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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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주먹은 가깝고 법은 멀지.” 박경리 작가의 소설 『토지』에 등장하는 해당 표현은 당장 눈앞에서 벌어지는 폭행을 법이 막기 어렵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시 말해 피의자가 빠져나갈 구멍 없이 촘촘하지 않다는 것이다. 1973년 『토지』가 첫 출간된 이후 46년여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우리 사회는 진보를 거듭하며 법의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하지만 법은 여전히 ‘구멍’을 드러내며 피해에 취약한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사법개혁’ 적임자로 지목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는 ‘법의 맹점 유발자’로 지목되고 있다. 조 후보자의 자질 논란에 불을 붙인 혐의는 사모펀드 투자, 부동산 거래 등 십여 가지, 이와 관련해 조 후보자는 대리인을 통해 “국민 정서상 조금의 괴리가 있긴 하지만, 모든 절차는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여러 가지 의혹 중 국민 ‘법 감정’에 가장 크게 저촉된 사안은 딸 조씨의 특혜입학, 장학금 의혹이다. 미국 학교에 재학하다가 정원 외 입학형태(글로벌 전형)로 한영외국어고등학교에 입학한 조씨는 상급학교에 오르면서 한 번도 시험을 치른 적이 없다. 고려대 공대는 ‘포트폴리오 수시 전형’으로, 부산대의학전문대학원은 ‘면접’으로 통과했다. 그 과정에서 고등학교 신분으로 참여하기 어려운 대학 의학연구소 논문 작성에 참여해 제1저자(책임저자 다음으로 참여도 높은 수준)로, 또 다른 논문에서는 제3저자로 이름을 올려 ‘스펙’을 쌓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야기했다. 제1저자 논문 책임교수인 A씨는 “(조씨가 ) 외국으로 대학 간다고 해서 도움을 주려 제1저자로 했다”며 “적절하지 않았지만 규정을 위반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규정이 ‘적절성’에 맞게 제대로 설정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읽힌다. 의전원 재학 당시에는 두 차례 유급에도 이른바 ‘격려 장학금’을 받아 큰 논란을 야기했다.

이런 법의 맹점은 지난 16일 대구 이월드(이랜드그룹의 유원시설 )에서 발생한 다리절단 사고에서도 드러난다. 경력 5개월인 아르바이트생이 사실상 혼자(교대시간이라 당시 두명이 근무) 근무하다 놀이기구에 다리가 끼여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사고업체는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사고 당시 경력이 풍부한 2인 이상의 근무가 이뤄졌거나, 놀이기구에 안전센서 장착, CCTV 설치가 이뤄졌다면 사고를 방지하거나, 피해를 줄일 수 있었으나 이런 조치는 ‘자발적 선택사항’일 뿐, 관광진흥법이나 문체부 고시에 따른 ‘의무사항’은 아니다. 이월드측이 “(사고는 안타깝지만 ) 법을 위반한 사항은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특히 CCTV의 경우 설치한 이후에는 CCTV 관리 책임까지 늘어나 설치하지 않는 편이 나은 ‘법의 맹점’도 자리한 상황이다.

‘법의 맹점’은 교통신호에서도 드러난다. 유럽, 남미, 아시아를 제외한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는 적색 신호시 우회전을 포함한 모든 통행을 금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효율성 제고’를 이유로 우회전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횡단보도 보행신호시 우회전 차량이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이런 이유에 기반한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보행사고 중 발생한 사고 중 우회전 차량이 차지한 비중은 17.3%(5,753건)로 연평균 증가율 5.7%를 기록했다. 그에 따른 사망자 수는 2012년 15명에서 2016년 22명으로 증가했다.

위 사례들은 모두 법의 맹점을 이용해 불법적인 이익 추구를 시도했거나, 그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안이다. 불법적인 이익 추구의 정황이 있고, 피해자가 있으나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상황. 이런 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 들어 ‘주52시간 근무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등을 시행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법보다는 주먹이 가깝게 느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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