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신은 구원할 사람을 이미 정해놨을까? 인간은 왜 불평등한가? 
[책 속 명문장] 신은 구원할 사람을 이미 정해놨을까? 인간은 왜 불평등한가?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8.2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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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가톨릭의 독점 체제에 더 큰 타격을 입힌 사람은 프랑스 출신의 금욕주의자 장 칼뱅이었습니다. 칼뱅은 파리의 대학 시절부터 일종의 '운동권' 학생이었는데요. 일부 동창들과 함께 기존 가톨릭 교리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었지요. 1553년 그 친구들 중 하나인 니콜라 콥이 공개 석상에서 기독교 교리에 관해 비판적으로 연설한 것을 계기로, 콥뿐 아니라 칼뱅까지 파리를 떠나 피신하기도 했습니다. 
 일찍부터 교회 개혁의 선봉에 섰던 칼뱅은 1536년 드디어 자신의 개혁적인 사상이 총괄된 저서 『기독교 강요』를 출간합니다. 이후 개혁파의 유명 인사가 된 그는 남은 생애 동안 제네바를 중심으로 칼뱅주의 신앙을 전파했고, 오늘날까지도 그의 영향은 전 세계 개신교계에 남아 있지요. 사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세력이 큰 장로교의 뿌리가 바로 칼뱅주의입니다. 그런데 '근대'를 연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칼뱅주의의 가장 큰 특징은 구원 예정설과 직업 소명설, 이 두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칼뱅에 따르면 구원은 전적으로 신의 뜻에 달려 있기 때문에 신자가 어떤 노력을 하든지 그건 구원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즉, 신은 자신이 구원할 사람을 미리 정해뒀기 때문에 신앙생활 여부가 구원에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신자는 자신이 구원될지 말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칼뱅은 '알 수 없다'고 딱 잘라 대답합니다. 다만 나 자신이 신이 주신 소명인 내 직업에 충실하고, 신의 뜻에 맞는 신앙생활 역시 충실히 하고 있다면, 나는 구원될 사람에 속하지 않겠는가 하는 '짐작' 정도는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42~44쪽> 

(1749년 논문 공모에서 1등상을 받은 적이 있는 루소가 선택한) 이번 논문의 주제는 '인간들 사이 불평등의 기원은 무엇이며, 불평등은 자연법에 의해 허용되는가?'였습니다. 루소는 예전부터 이 주제에 관심이 있었는지, 아니면 단순히 상금이 탐났는지는 모르겠으나, 공고를 본 직후 생제르맹 숲으로 들어가 일주일 동안 이 문제를 두고 숙고합니다. 그 숙고 끝에 태어난 저서가 바로 『인간 불평등의 기원론』입니다. 불행히도 이번에는 상을 타지는 못했으나, 2년 후 단행본으로 출판된 이 책은 자타가 공인하는 루소의 대표작 중 하나가 됩니다. 
 한 뙈기의 땅 둘에에 울타리를 치고 자기 것이라고 주장한 최초의 인간, 다른 사람들이 그 말을 믿어줄 거라는 사실을 알아낸 바로 그 인간이 실제로 문명을 만들어낸 사람이다. 만약 어떤 이가 그 울타리의 말뚝을 뽑아내고 간격을 메워버린 후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려줬다면 얼마나 많은 범죄와 전쟁, 살인과 불행을 예방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어야 했다. "이 자의 말을 믿지 마시오. 이 땅에서 나는 모든 과일은 우리 것이고, 이 땅은 누구에게도 속한 것이 아니오." 『인간 불평등 기원론』 중에서
 이 얼마나 돌직구 같은 명쾌한 설명입니까? 루소는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때로 어이가 없을 정도로 직설적인 문명 비판을 펼칩니다. 즉, 불평등의 기원은 바로 '문명' 그 자체이며, 문명이 등장하기 전까지 미개 상태의 인간이 훨씬 더 행복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루소는 "자연 상태에서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라는 홉스의 가정에 반대하면서, 인간이 지닌 동정심이라는 특유의 감정때문에 인류 전체는 조화롭게 살 수 있었다고 추정합니다. 

『학자들은 알려주지 않는 지식인의 교양: 사람 편』
곽작가 지음 | 책읽는수요일 펴냄│248쪽│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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