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변신’과 ‘공부가 머니’ 그리고 조국이 선사하는 ‘그로테스크’
영화 ‘변신’과 ‘공부가 머니’ 그리고 조국이 선사하는 ‘그로테스크’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8.26 12:5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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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영화 '변신' 포스터 [사진= 연합뉴스, 네이버영화]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그로테스크 : 괴기한 것, 극도로 부자연한 것, 우스꽝스러운 것 등을 형용하는 말.’ 지난 21일 개봉한 김홍선 감독의 영화 ‘변신’은 ‘그로테스크함이란 무엇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악마가 가족 안에 숨어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이 영화에서는 가족이 서로를 믿지 못한다. 이해심 많던 가장 강구(성동일)는 딸 현주(조이현)가 자고 있는 방에 숨어든다. 그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우리 딸 잘 컸네”라며 딸의 얼굴을 쓰다듬는다. 다정했던 엄마 명주(장영남)는 쇠망치를 사정없이 내리쳐 강구의 팔을 부러뜨린다. 어리광쟁이 막내 우종(김강훈)은 밤중에 식칼을 들고 강구의 머리를 찌르려 한다.           

113분에 걸쳐 쉴 새 없이 펼쳐지는 이 ‘변신’이 관객은 기괴하다. 믿었던 가족이 서로를 죽이려 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그로테스크함은 이렇듯 믿었던, 혹은 믿을 수밖에 없는 사람에게 존재의 위협을 느낄 때 발생한다.  

그런데 요즘 그로테스크함을 연출하는 것은 비단 영화만이 아니다. MBC에서 지난 22일 방영을 시작한 예능프로그램 ‘공부가 머니?’ 역시 시청자들에게 ‘기괴함’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입시 코디네이터가 출연자 가족의 사교육 방식에 조언해준다는 컨셉의 이 예능에서 첫 출연자로 나온 배우 임호 부부의 자녀들은 부모에게 학대당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각각 6세, 7세, 9세인 삼남매는 사교육을 통해 배우는 과목만 총 34개였다. 학교와 유치원에서 돌아온 자녀들은 쉴 새 없이 학원을 가고 학습지 교사를 맞이한다. 방송이 진행될수록 아이들은 얼굴을 찡그렸고, 한숨을 내쉬었다.   

숙제가 끝날 때까지 잠들지 못하는 아이들은 자정이 넘어 잠자리에 드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이들에게 일요일은 ‘숙제하는 날’이었다. 아이에게 밥을 빨리 먹으라고 재촉하는 모습에 MC들은 우려를 표했지만, 부모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책상에 제대로 앉아있지 못하는 아이를 바깥으로 쫓아내 울리는 모습은 프로그램의 클라이맥스었다.   

이에 시청자들은 MBC 홈페이지 게시판과 관련 기사 댓글에 방송 중지를 요청하며 비난을 쏟아냈다. 현직 교사라는 한 네티즌은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훈련, 사육을 시키고 있네요. 부모의 이름으로 아이들을 학대하고 있습니다”라고 단언했고, 비난하는 글 대다수에는 ‘학대’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었다.                     

한편, 예술이 그 사회상을 반영하는 것처럼, 믿었던 사람이 존재의 위협으로 다가 오는 ‘그로테스크한’ 장면은 영화나 예능 같은 연출된 화면에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대한민국은 어린이에게 주식·부동산·펀드·투자를 가르친다. 동물의 왕국이다.”(조국 저서 『보노보 찬가』 2009) “외고생들이 대학에 갈 때 자신이 택한 전공 어문계열로 진학할 수 있도록 정부와 대학이 강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조국 저서 『진보집권플랜』 2010) “특목고, 자사고, 국제고 등은 원래 취지에 따라 운영되도록 철저히 규제해야 한다.” (조국 저서 『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 2014) “장학금 기준을 성적 중심에서 경제상태 중심으로 옮겨야 한다.”(2012년 조국 트위터 트윗

가난하고 소외당하는 자들의 대변인을 자처했던 조국이 알고 보니 계층이동의 사다리를 걷어차고 있었다는 의혹을 받는다. 그도 그럴 것이 청와대 민정수석에 부임한 지 두 달 만에 조국의 아들(23)과 딸(28)은 각 3억5,500원을 사모펀드에 출자한다. 조국은 “펀드 운용에 어떤 관여도 한 바 없다”고 말했지만 불법증여, 관급공사 수주 의혹 등 끊임없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그의 딸은 외국어고등학교에서 이공계 스펙을 쌓아 이공계 대학으로 진학한다. 아버지의 재산이 56억원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두 차례 성적 미달로 유급됐음에도 불구하고 6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았다. 그런 딸이 외고 1학년 때 이공계 교수들도 쓰기 힘들다는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된 것도 그로테스크하다.   

다정했던 엄마가 망치로 가족을 죽이려 할 때, 자녀가 의지하는 마지막 보루여야 할 부모가 외려 자녀를 학대할 때, 우리는 그로테스크함을 느낀다. 국민이 조국 교수에게 느끼는 감정도 이와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처서(處暑)가 지나서인가. 무더위가 그치고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이 가끔 등골을 스친다. 그런데 유독 올가을의 시작이 더 서늘하게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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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ㄱ 2019-08-27 08:23:59
조국이 참 뻔뻔하다

이기자 2019-08-27 03:24:04
참나... 숭어가 뛰니 망둥이가 뛰는 격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