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검 오른 ‘주취상태’... 안재현이 어쨌다고요?
실검 오른 ‘주취상태’... 안재현이 어쨌다고요?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8.21 11:4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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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재현 인스타그램]
[사진=안재현 인스타그램]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주취상태’란 검색어가 포털 실시간 검색에 상위에 올랐다. 주취는 술에 취해 술 냄새를 풍기는 주취(酒臭) 상태나 단순히 술에 취한 주취(酒醉)상태를 뜻하는 말로 배우 구혜선 측이 남편 안재현에 관해 밝힌 입장문에 해당 표현이 거론되면서 주목받게 됐다.

20일 구혜선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리우는 입장문을 내고 “안재현씨의 결혼 권태감과 신뢰 훼손, 변심, 주취 상태에서 다수의 여성과 긴밀하고 잦은 연락 등의 이유로 (구혜선씨가 )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전한 바 있다.

이후 ‘주취상태’는 21일 오전 포털 실검 최상위에 올랐다. 얼핏 한자어에 익숙하지 못한 10대가 주로 검색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실제로는 연령대별 검색어 상위 10위권 내에 ‘주취상태’ 검색어가 모두 포함됐다. 해당 검색어는 10~40대까지는 검색어 순위 1~3위 안팎에 자리했고, 50대 이상은 9위에 올랐다.

이와 관련해 온라인에서는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주취상태가 검색어 1위라는 건 그만큼 멍청한 인간들이 많다는 거. 주취상태가 뭔지 몰라서 검색을 하는 인간들에게 참정권을 주니 나라가 이 모양”이라는 내용의 댓글이 2,000개 가량의 ‘좋아요’를 받으면서, 그 밑으로 찬반논쟁이 전개됐다. “그런 것도 몰라 검색했다니 충격이다” “한 번씩 되도 않는 검색어가 순위에 올라오는 거 보면 기가 찬다” 등의 주장과 “주취라는 말을 모를 수도 있지. 요즘 세대가 한자를 쓰는 세대도 아니고” “주취 모른다는 부끄럽진 않음. 인생은 배움의 연속 아닌가”라는 의견이 뒤섞였다.

이와 비슷한 상황은 지난 6월에도 벌어졌다.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영화 ‘기생충’ 관람평이 논란을 야기한 것이다. “상승과 하강으로 명징(깨끗하고 맑다 )하게 직조(기계나 베틀로 천 등을 짜냄 )해낸 신랄하면서 처연한 계급 우화”라는 평론에 한쪽에서는 “어미 빼고 전부 한자어다” “잘 쓰지도 않는 단어로 있어 보이려 한다” “평론가라면 좀 더 많은 사람이 이해하기 쉬운 어휘를 선택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다른 한쪽에서는 “이 말이 어렵나. 해석이 안 되면 사전을 봐라” “이게 어렵다니, 책을 안 읽는 모양” “문해력 수준이 이 정도라니” 등으로 갈렸다.

한자어 사용을 줄이고, 쉽게 풀어 쓴 글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생경(익숙하지 못해 어색 )한 표현은 무조건 배척해야 할까? 글쓴이의 불친절(?)을 탓하기만 해야 할까? 최승필 독서교육 전문가는 “어휘력보다는 문해력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는 책 『공부머리 독서법』에서 “수능 국어영역에서 만점을 받는 아이들은 난생처음 보는 전자공학 관련 지문의 어휘를 몰라도 지문을 정확하게 해석한다”며 “단어는 문장 안에 존재하고, 그 문장은 앞뒤 문장과 밀접하게 관계를 맺기에 그 관계를 통해 단어 뜻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청소년의 문해력은 점점 하락하는 추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실시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2013년 시행·만 15세 이상 학생 대상)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의 문해력 수준은 2006년에는 전체 1위였으나, 2009년 2~4위, 2012년에는 3~5위, 2015년에는 4~9위로 점점 낮아지고 있다.

성인 문해력 수준은 더욱 위태롭다. 국제성인역량조사(16~65세 성인 대상 )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평균 문해력은 참가국 중 11위로 중간수준이다. 하지만 35~44세에는 평균 아래로 떨어지고, 45세에는 하위권, 55~65세에는 최하위권으로 조사됐다. 전연령층을 아울러 문해력이 전반적으로 쇠퇴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낮은 문해력 때문인지 소화하기 쉬운 잘게 쪼갠 표현이 각광받고 있다. 다만 ‘명징하게 직조한 영화’ 대신 ‘깨끗하고 맑게 기계나 베틀로 천 등을 짜낸 듯 만든 영화’로 ‘주취 상태’ 대신 ‘술 냄새 나도록 술에 취한 상태’로 표현하는 것만이 정답일까? 고민이 필요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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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lee 2019-08-21 14:32:11
주취상태를 모르는 젊은 세대가 있겠으나 대부분은 "주취상태"에 대한 단어보단 어떤 내용으로 이런 검색어가 올라왔는지가 궁금했을겁니다.

김도윤 2019-08-21 12:32:38
모르는건 부끄러운일이 아닐 뿐더러 누구를 질타할 것도 없다. 누군가는 써야 단어는 살아나고 이따금씩 몰랐던 사람도 볼 수 있고.. “단어는 문장 안에 존재하고, 그 문장은 앞뒤 문장과 밀접하게 관계를 맺기에 그 관계를 통해 단어 뜻을 유추할 수 있기 때문” 에 동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