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북] 조성면 문학평론가의 국내 최초 ‘장르문학’ 비평집 『장르문학 산책』
[포토인북] 조성면 문학평론가의 국내 최초 ‘장르문학’ 비평집 『장르문학 산책』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8.20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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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추리소설, 연애소설, SF, 판타지 등을 이른바 ‘장르문학’이라고 일컫는다. 그간 장르문학의 개별 장르를 다룬 평론집이나 연구서들은 종종 출간돼왔지만, ‘장르문학’을 한데 모아 분석하고 비평한 책은 없었다. 이 책은 ‘장르문학 산책’이라는 이름처럼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쉬운 용어로 장르문학 전반을 분석하고 비평한다. 장르문학의 법칙에서 시작해 SF, 판타지, 무협소설, 연애소설, 공포문학, 추리소설 등을 다양한 예를 통해 귀납적으로 정의하고 ‘미디어와 장르문학’ ‘북한의 대중문학’ ‘일본의 대중소설’ ‘한국의 대중소설과 작가’ ‘문학과 장르문학의 사이와 차이’ 등의 주제를 다룬다.

『프랑켄슈타인』은 어떤 작품인가. 피부 한 조각을 배양해 만든 괴물의 복수를 그린 공포문학이요, 자연의 섭리를 위반하고 생명을 창조한 과학기술에 대한 낭만주의의 경고이기도 하다. 『프랑켄슈타인』은 과학의 발전과 이상의 합리적 사용을 제창한 계몽주의와 달리 과연 과학의 발전이 인류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제기다. 즉, 계몽주의에 대한 낭만주의의 반격이며 19세기 유럽사회를 지배하던 계몽주의와 낭만주의라는 두 세계관의 충돌을 반영하는 작품인 것이다. <76쪽>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은 유례를 찾기 힘든 명작이다. 강영안 교수의 말마따나 세계적 석학으로 꼽히는 학자가 쓴 추리소설이라는 화제성도 그렇고, 주변부 장르인 추리소설로 문학장(champ)에 내재한 특권적 위계를 돌파하려는 그의 아방가르적 실험이 특히 압권이다. 『장미의 이름』은 14세기 신성로마제국을 시대적 배경으로 이탈리아 북부의 한 수도원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을 다룬다. 바스커빌의 윌리엄 신부가 홈즈의 역할을, 순진한 귀족 출신의 청년 수사 아드소가 왓슨의 역할을 맡았다. (중략) 작품은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내는 후더닛(whodunit)이나 실제로는 시대의 진실을 추적, 탐색하는 인문학적 도정이라 할 수 있다. 에코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교부 철학을 비롯해서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 논고』는 물론 방대한 중세연구와 고전을 작품에 인용, 활용하는 화려한 지적 글쓰기를 선보인다. <212쪽>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는 문학의 문학이다. 영미권 작가들이 꼽는 세계 최고의 소설일뿐더러 예술·사랑·결혼·종교·윤리·계급·서술기법 등 소설의 거의 모든 것을 망라해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이라는 장르는 『안나 카레니나』에서 완성됐고, 어쩌면 세계소설사는 『안나 카레니나』를 넘어서기 위한 시도이거나 그 영향의 흔적일지도 모른다. 『안나 카레니나』의 문학성은 주제와 시학의 통일 곧 사상과 서술형식의 조화로운 융합에서 올연히 빛난다. <333쪽>

『장르문학 산책』
조성면 지음│소명출판 펴냄│418쪽│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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