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북] 석유 때문에 전쟁이 일어났다고?… 『석유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
[포토인북] 석유 때문에 전쟁이 일어났다고?… 『석유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8.1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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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웅의 『석유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2016년 기준으로 한해 석유 수입량은 279만3,000배럴이다. 흔히 석유가 자동차 연료로만 사용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32.6%는 자동차 연료로, 52.8%는 플라스틱, 고무, 화학섬유 등 석유화학 산업에 사용된다. 석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실제로 그런 막대한 영향은 전쟁으로 이어졌다. 네차례의 중동 전쟁, 진주만 공습, 걸프전과 이라크전 등이 석유 문제에서 비롯됐다. 1970년대 이란이 친미 국가에서 반미 국가로 돌아서고, 1973년 서유럽과 한국, 일본 등 미국 동맹국들이 미국을 비판하며 친아랍 성명을 발표하고, 2003년 영국 블레어가 '부시의 푸들'이라고 불리는 치욕을 겪으면서도 이라크전을 도왔던 것도 석유 때문이었다. 

이런 이유에서 저자는 현대사의 핵심 키워드로 '석유'를 꼽는다. 저자는 석유가 정치, 경제, 외교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현대사 주요 장면 33가지를 뽑아 문제를 바라보는 눈을 선사한다. 

3차 중동전쟁 당시 격추된 이집트 전투기의 잔해. [사진=도서출판 부키]
3차 중동전쟁 당시 격추된 이집트 전투기의 잔해. [사진=도서출판 부키]

3차 중동전쟁은 석유라는 무기를 가진 아랍이 자신들이 하나의 통일체를 이룩하는데 방해가 되는 이스라엘과 벌인 전쟁이다. 이스라엘이 있는 한 지리적으로 단일한 아랍 국가를 이루기 어렵기 때문에 이집트는 시리아와 요르단, 이라크 등과 함께 이스라엘 공격을 준비한다. 먼저 공격에 나선건 이스라엘이다.  적의 공격 징후가 명확해지자 선제공격에 나선 것이다. 이스라엘은 개전 직후 아랍의 공군 기지를 집중 공습해 개전 세 시간 만에 17개 공군 기지와 전투기를 폭격해 아랍 공군력의 약 80%를 무력화했다.

미국 해군이 촬영한 진주만 공습 당시 모습. [사진=도서출판 부키]
미국 해군이 촬영한 진주만 공습 당시 모습. [사진=도서출판 부키]

일본의 태평양 전쟁 개전과 패망 모두 석유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진주만 공습 6개월 전인 1941년 6월, 독일이 소련을 침공한 상황에서 ㅇ리본은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선다. 소련의 서쪽인 시베리아를 공격할지 아니면 동남아를 계속 공격할지 선택해야 했던 것이다. 일본은 자원 확보를 위해 남진을 선택했고, 1941년 7월 인도차이나를 공격한다. 이에 대한 반발로 미국 루스벨트 정부는 일본에 대한 석유 금수 조치를 단행한다. 일본은 미국이 대일 석유 금수 조치를 내리자 진주만을 공습한다. 진주만에 있는 미 해군 전력을 무력화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와 보르네오섬 등에서 생산된 석유를 미국 함대 방해 없이 안전하게 일본으로 수송하기 위함이었다. 

4차 중동전쟁에서 파괴된 이스라엘군 전차. [사진=도서출판 부키]
4차 중동전쟁에서 파괴된 이스라엘군 전차. [사진=도서출판 부키]

3차 중동전쟁에서 이집트를 비롯한 아랍권은 군사력의 열세를 절감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1973년, 아랍 국가들은 다시 한번 전쟁을 준비한다. 한편 이스라엘은 4차 중동전쟁 발발 가능성을 매우 낮게 봤다. 3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일방적으로 승리하면서 군사력 차이가 명백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아랍권은 이런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판단을 역이용한다. 침공 이전에 대규모 병력과 무기를 국경으로 전개하는 훈련을 반복하며 혼란을 유발했다. 1973년 10월 6일, 이집트와 시리아 등을 이스라엘이 했던 것처럼 선제 기습으로 전쟁을 개시해 이스라엘을 압도한다. 3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은 아랍권에서 패퇴하면서 엄청난 충격에 휩싸인다. 

걸프전 당시 쿠웨이트 상공을 날아가는 미군의 F-15e 전투기. [사진= 도서출판 부키]
걸프전 당시 쿠웨이트 상공을 날아가는 미군의 F-15e 전투기. [사진= 도서출판 부키]

"만약 이 거대한 석유 매장지가 사담 후세인의 손에 들어간다면, 우리의 일자리와 삶의 방식 그리고 지구상에 있는 우리와 우홎거인 국가의 자유는 모두 희생될 것이다" 1990년 8월 이라크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조지 H.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한 말이다. 이라크와 쿠웨이트 석유 생산량을 합치면 사우디에 필적해, 미국에 우호적인 사우디 중심으로 구축된 중동 정세가 반미 국가인 이라크 중심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군사개입 카드를 만지작 거렸으나, 이라크의 100만 병력과 이라크 미사일의 사정권 내에 미국의 우방인 이스라엘이 있다는 점이 고민거리였다. 1991년 1월 17일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등이 참여한 다국적군은 바그다드 공습을 시작으로 이라크군을 쿠웨이트에서 몰아내는 작업에 착수한다. 다국적군의 압도적인 화력에 이라크군은 지상전개시 100여 시간 만에 패퇴한다. 이후 중동은 미국의 절대적 영향하에 새로운 질서로 재편된다. 

『석유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
최지웅 지음 | 부키 펴냄│312쪽│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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