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장하성·정경두·강경화의 전례... 靑 개각, 인사만사? 잘못하면 인사망사
조국·장하성·정경두·강경화의 전례... 靑 개각, 인사만사? 잘못하면 인사망사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8.13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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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인사가 만사(萬事)다”란 말이 있다. 적절한 인재 등용이 모든 일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뜻이다. 일의 주체는 사람일 수밖에 없기에 누가 일을 맡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판가름 난다는 말이기도 하다.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은 장관급 인사 여덟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내정자, 이수혁 주미대사 내정자,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내정자가 새 내각의 일원으로 거론됐다.

청와대 발표에 일각에서는 몇몇 인사의 자질을 문제 삼고 있는데, 단연 주목받는 인물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다. 2017년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에 임명되기 전까지 조 후보자는 잘생기고 공부 잘하는 엘리트 교수였다. 또 사회비판에도 앞장서 ‘폴리페서’(정치활동에 힘쓰는 교수 ) 등의 사안에 쓴소리를 내놓아 의식 있는 교육자로 평가받았다.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교수 한명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 네명의 교수가 1년간의 안식년을 반납해야 하고 대학원생은 갑자기 논문지도 교수를 바꿔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며 “대학 입장에선 유일 전공자가 나가버리면 전공분야 하나가 죽어버린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조 후보자의 평판은 과거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공직기강과 반부패를 담당하는 민정수석 업무와 무관한 일본의 ‘경제 보복’에 ‘항일’ 목소리를 높여 국민을 분열케 하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설령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한다면 정무감각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피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또 정부에 불리한 정보를 언론에 흘린 인원을 찾겠다며 이례적으로 청와대 직원의 휴대폰을 강제로 제출받아 조사하면서 이전의 ‘신사적’이고 ‘합리적’인 이미지에도 큰 변화를 맞았다. 아울러 민정수석에서 물러나 법무부 장관직을 앞둔 사이에 서울대학교에 복직신청을 해 그간 본인이 비판해온 ‘폴리페서’ 상황에 직면하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서는 2019년 상반기 부끄러운 동문 투표에서 조 후보자가 압도적인 1위(지난 9일 기준 3,532표 )에 올랐다.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전 청와대 정책실장) 역시 문 정부 내각에 몸담으면서 부정적 이미지를 키운 인물이다. 2017년 5월 정책실장직을 맡기 전까지 장 대사는 재벌위주의 경제를 비판하는 냉철한 경제전문가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청와대에 입성해 문 정부의 경제정책 핵심과제인 소득주도성장(소득성)을 도맡아 추진하면서 ‘이론’과 ‘현실’의 차이를 맛보며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했고, 그런 와중에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경제부총리)과 갈등을 빚으면서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불명예스러운 퇴진으로 명성에 금이 간 상황에서, 지난 3월 외교경력이 없음에도 주중한국대사로 임명되면서 ‘회전문 인사’의 비판까지 받게 됐다. 장 대사는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에서 진행된 최악의 동문 투표에서 658표(46.5%/지난 9일 기준 )를 얻어 1위에 올랐다.

이 외에도 인사청문회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대통령 권한으로 임명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초기 유엔 활동 전력이 있는 소위 ‘여성 능력자’로 긍정적 여론을 등에 업었지만 최근에는 외교부 수장으로 활약상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실제로 외교부 내 잇따른 기강해이(성폭력·기밀유출 ) 사건과 일본의 경제 보복 등을 사전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는 이유 등으로 강 장관의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경우 북 목선 사태의 대응 미숙, 잇따른 초소 근무자 기강 해이와 가짜 범인을 내세운 것 등으로 경질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청와대 입성 전에는 좋은 평판과 긍정여론에 힘입던 사람들이 비판 여론에 휩싸이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공자의 저서로 알려진 『춘추』의 주석서인 『춘추좌씨전』에는 정나라를 이끈 자산과 자피의 이야기가 나온다. 재상인 자피가 젊은 윤하란 자에게 자신의 영지를 맡기려고 할 때, 자산이 나서 “윤하가 너무 젊어 나라를 다스리는 데 아직 적합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자 자피가 “그는 성실한 사람으로 나는 그를 좋아하며, 그는 자신을 배반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대부를 시키지 않으면 앞으로 배울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답한다. 이에 자산은 다시 “누구나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이익이 되도록 애쓰는데, 그것이 오히려 그에게 상처를 입히게 될 수도 있다”며 “칼의 사용법을 모르는 사람에게 칼을 주면서 고기를 베어 오라는 것과 같아 그 자신이 다칠 우려가 있다”고 말한다. 이에 자피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인연을 맺은 사람과 오래 동행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신뢰하는 사람에게 중직을 맡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나, 그에 따른 ‘회전문 인사’란 비판도 무시하기 어렵다. “정부 방침에 반대하면 친일파”라는 극단적 성향의 조국 후보자, 소득성 성과를 내지 못하고 경질된 후 전문성 하나 없이도 주중대사로 나간 장하성 대사가 자신의 손에 쥔 칼의 사용법을 잘 아는지, 혹 그로 인해 본인이 다치지는 않을지에 대한 고려도 필요해 보인다. 아울러 “(이번 내각 구성은 ) 전문성 강화에 방점을 뒀다”는 정부의 설명이 틀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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