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묵의 3분 지식] 자주 보기만해도 친근해지는 것은?
[조환묵의 3분 지식] 자주 보기만해도 친근해지는 것은?
  • 조환묵 작가
  • 승인 2019.08.1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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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 효과와 광고 효과
에펠탑 [사진= 연합뉴스]

[독서신문] 1889년 프랑스 대혁명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에펠탑을 세우려고 했을 때, 파리의 예술가와 시민들은 결사적으로 반대했다. 무게 7,000톤, 높이 320미터나 되는 거대한 철골구조물이 고풍스러운 파리의 분위기를 망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하는 수 없이 프랑스 정부는 20년 후 철거하기로 약속하고 건설을 진행했다. 그런데 공사하는 동안 매일 거대한 철탑을 보게 된 파리 시민들은 점차 에펠탑에 친근감을 갖게 됐다. 결국 에펠탑은 1909년 해체될 위기를 넘기고 현재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건축물이자 세계적 상징물로 사랑 받고 있다.

에펠탑 효과(Eiffel Tower Effect)는 여기에서 유래했다. 이는 에펠탑처럼 단지 자주 보는 것만으로도 호감도가 올라가는 현상을 말하며, 단순 노출 효과(Mere Exposure Effect)라고도 불린다. 

광고와 홍보분야에서 에펠탑 효과를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다. 상품 또는 브랜드를 반복적으로 노출시킴으로써 인지도를 올리고 긍정적 이미지를 갖는다. 광고와 홍보 전략은 대개 노출 횟수와 비용에 따라 달라진다. 소나기가 마른 땅을 흠뻑 적시는 것처럼 많은 비용을 투자해 집중적으로 노출시키는 방식은 주로 광고 전략에 많이 이용된다. 반면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들여 주기적으로 노출시키는 방법은 홍보, PR 등에 많이 이용된다.

[사진= 연합뉴스]

이 외에도 에펠탑 효과를 노리고 시행하는 마케팅 기법이 있다. PPL(Product Placement) 마케팅이란 영화, 드라마 등에 상품을 등장시켜 간접적으로 광고하는 마케팅 기법의 하나다. 제작 협찬(Sponsorship)의 대가로 상품이나 로고를 노출시키는 것이다. 브랜드명이나 상품 자체뿐 아니라 협찬업체의 이미지나 명칭, 특정 장소 등을 노출시켜 소비자에게 무의식 중에 홍보하기 때문에 끼워넣기 마케팅, 즉 임베디드(Embedded) 마케팅이라고도 한다. 흥행에 성공한 영화나 시청률 높은 드라마에서 나왔던 PPL 상품이 히트 상품이 되는 경우가 많다. 

또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대형 스포츠 행사에서 공식후원사가 아니면서도 TV 광고나 개별선수 후원을 활용해 공식스폰서인 듯한 인상을 줘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있다. 이를 앰부시(Ambush) 마케팅이라고 한다. 교묘히 규제를 피해 가는 마케팅 기법이다. 앰부시는 ‘매복’을 뜻하는 말로 매복 마케팅이라고도 한다. 

앰부시 마케팅은 스폰서십 제도가 도입된 1984년 미국 LA올림픽 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후지필름이 올림픽 공식스폰서였으나, 코닥이 올림픽 방송중계사인 ABC방송과 스폰서십을 체결하고 미국 육상 팀의 후원사로 참여해 적은 비용으로 더 높은 인지도와 매체 노출 효과를 얻었다. 코닥은 다음 올림픽인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1호 공식스폰서가 되는 영리함을 보이기까지 했다. 

[사진= 연합뉴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에는 공식후원사인 KT를 제치고 SKT가 ‘Be the Reds’라는 구호가 적힌 붉은 티셔츠를 만들고 붉은 악마를 후원하는 앰부시 마케팅으로 큰 광고 효과를 봤다. 한번 재미 본 SKT는 또다시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에서 김연아를 내세워 응원캠페인을 벌였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즉각 앰부시 마케팅으로 판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식후원사인 KT는 속을 끓였다.

앰부시 마케팅은 공식후원사 입장에서는 골치 아픈 일이다. 엄청난 후원금을 냈는데 광고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갈수록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앰부시 마케팅은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광고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관심과 시선을 붙잡는 일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급격하게 늘어나는 광고 비용은 기업에게 큰 부담이 돼 무작정 늘리기도 어렵다. 그래서일까? 요즘에는 모든 기업들이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블로그 등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SNS 미디어를 이용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거나 홍보에 나서는 SNS 마케팅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출처: 『직장인 3분 지식』)

 

■ 작가 소개

조환묵
(주)투비파트너즈 대표컨설턴트.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IT 벤처기업 창업, 외식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실용적이고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당신만 몰랐던 식당 성공의 비밀』과 『직장인 3분 지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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