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흔히 인간은 뇌 기능을 10% 정도밖에 활용하지 못한다고 알려졌다. 무한한 잠재의식을 지녔으나 그만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이런 주장은 잘못된 사실로 알려지는 추세다. 세계적인 과학 저널 <네이처>의 편집자이자 이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애덤 역시 "(뇌 기능 10% 사용설은) 사실이 아니다. 대부분의 뇌세포는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하느라 과부하에 걸릴 정도"라고 말한다. 그럼 지금이 최선이라는 것일까? 아니다. 저자는 지금보다 '뇌 기능'을 더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뇌 기능을 높이는 것과 관련해서는 먼저 심리적 질환 치료를 거론할 수 있다. 심한 강박 장애를 앓았던 저자는 3개월간 매주 몇시간씩 집단상담하는 인지요법을 통해 상당한 효과를 얻었다. 하지만 환자마다 효과정도가 판이하게 다르고, 대다수 환자는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저자는 그 이유를 "뇌가 너무 경직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뇌의 경직을 푸는 방법은 전기충격을 가하는 것이다. 듣기에 살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약한 전류를 흘려보내 상당한 치료효과를 얻고 있다고 한다. 2016년에는 뇌 전기 자극이 우울증과 정신분열증뿐 아니라 섭식 장애, 불안, 강박 장애의 조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서가 발표되기도 했다. 전기를 통해 뇌 기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혹시 전기자극으로 지능도 높일 수 있을까? 저자는 전측두엽에 전기 자극을 받은 학생들의 일반 상식 시험 점수가 상승한 결과를 바탕으로 지능 향상의 가능성을 제기한다. 또 모다피닐이라는 알약 형태의 스마트 약물도 소개한다. 아울러 그에 따른 윤리적 문제도 함께 거론하면서 "의문은 많지만 정답은 없다. 다만 인지강화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인지강화의 미개척 영역을 탐구한다. 인간의 뇌 기능은 개발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강박증, 우울증 등 심리질환과 지능 향상에 이르기까지 뇌 기능 향상 가능성과 방법, 그에 따른 윤리적 문제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나는 천재일 수 있다』
데이비드 애덤 지음 | 김광수 옮김 | 와이즈베리 펴냄│388쪽│1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