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을 것... 항일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영화들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을 것... 항일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영화들
  • 송석주 기자
  • 승인 2019.08.0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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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자 긴급 국무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일본의 조치로 인해 우리 경제는 엄중한 상황에서 어려움이 더해졌다. 하지만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과 국민들에겐 그 어려움을 극복할 역량이 있다. 과거에도 그래왔듯이 우리는 역경을 오히려 도약하는 기회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늘 외세의 침략을 받아왔다. 그때마다 우리 국민들은 단합했고, 함께 싸웠으며, 결국 승리했다. 사죄와 배상을 해도 모자랄 판에 도리어 한국에 위해를 가하는 일본의 작태를 보고 있으면, 순국선열들의 지난 항일 투쟁의 역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나라를 위하여 절의를 굳게 지키며 충성을 다하여 싸운 사람들. 그들의 존엄했던 삶을 은막 위에 아로새긴 영화를 통해 되짚어 보자.

‘YMCA 야구단’(연출 김현석, 2002)

영화 'YMCA 야구단' 스틸컷 [사진= 네이버 영화]

"우리가 승리할 때마다 사람들은 정말 하나가 됐소."

‘YMCA 야구단’은 일제 강점기 조선인 최초의 야구단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영화는 스포츠 영화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조선인 야구단과 일본군 야구단과의 대결을 통해 역사 영화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YMCA 야구단의 결성과 갈등 그리고 화합과 승리로 나아가는 서사는 자연스레 일본 제국주의를 타파하고자 하는 항일 운동의 이미지로 연결된다.

김현석 감독은 비극의 역사를 흥미 본위의 오락물로 격하시키는 것이 아니라 일본 제국주의의 비극성을 스포츠 영화 특유의 공식, 관습, 도상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외면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영화는 역사의 비극성을 오히려 더 선명하게 가시화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는 ‘항일’과는 상관없어 보이는 등장인물들의 대사와 행동 그리고 그들의 내면적 세계가 영화의 시대적 배경에 효과적으로 투사되면서 더욱 의미심장하게 발현된다.

‘동주’(연출 이준익, 2015)

영화 '동주' 스틸컷 [사진= 네이버 영화]

“이런 세상에 태어나서 시를 쓰기를 바라고, 시인이 되기를 원했던 게 너무 부끄럽고, 앞장서지 못하고, 그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기만 한 게 부끄러워서 서명을 못하겠습니다.”

이준익 감독이 연출한 ‘동주’는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윤동주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영화는 동주(강하늘)와 그의 사촌인 몽규(박정민)의 대비를 통해 당시 청춘들이 겪었던 방황을 입체적으로 그리고 있다. 영화에서 동주는 고뇌하는 지식인으로, 몽규는 행동하는 운동가로 표상된다. 영화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동주의 ‘뒷모습’과 몽규의 ‘앞모습’을 대비하듯 포착하면서 두 인물의 진퇴양난을 카메라와 인물의 위치 설정으로 명확하게 드러낸다.

‘동주’는 독립운동가의 존엄했던 삶을 마냥 클로즈업(가까이 찍기)으로 포착하는 게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구국(救國)의 사명을 떠안은 사람은 없다는 걸 롱 쇼트(멀리 찍기)로 보여준다. 그래서 더 슬프고, 그래서 더 아프다. 동주는 항일 독립운동가이기 전에 시 쓰기를 염원했던 평범한 문학청년이었다는 사실. 우리는 ‘동주’를 통해 독립운동가 윤동주가 아닌 청년 동주의 삶을 조망해볼 수 있다.

‘암살’(연출 최동훈, 2015)

영화 '암살' 스틸컷 [사진= 네이버 영화]

“알려줘야지. 우리는 끝까지 싸우고 있다고.”

최동훈 감독은 JTBC 손석희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암살’을 통해 “해방이 되고 나서도 변절자, 친일파들이 제대로 처단되지 않은 현실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암살’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독립운동가의 삶과 일본 제국주의보다 그들을 더욱 심하게 탄압했던 친일파의 행적을 그리고 있다.

극중 변절자로 등장하는 염석진(이정재)이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은 영화의 핵심적 메시지가 응축돼 있다.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전지현)에게 처단 당하는 염석진은 총을 맞고 비틀거리다가 ‘어떤 문’을 열고 나간다. 거기엔 황량한 사막으로 보이는 배경이 펼쳐져 있고, 흰 천들이 바람에 펄럭인다. 다소 판타지스러워 보이는 이 장면은 당시 한국의 현실을 은유하는 영화적 공간으로 읽힐 수 있다. 총을 맞은 염석진은 거기서 쓰러진다. 영화가 비극의 역사를 위무하는 방법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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