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폼장] 불평등과 변혁의 시대 “어떻게 살아야 하나?”
[지대폼장] 불평등과 변혁의 시대 “어떻게 살아야 하나?”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7.27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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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우리는 희망의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고 말해야 한다.”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은 켄 로치 감독이 수상소감으로 전한 말이다. 
영화는 심장병이 악화돼 더 이상 목수 일을 할 수 없게 된 주인공 다니엘이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불합리하고 관료적인 절차 때문에 번번이 좌절하던 다니엘은 고용센터에서 알게 된 가난한 싱글맘 케이티에게 도움을 주고, 서로를 의지하게 된다. 하지만 사회적 약자인 다니엘과 케이트는 복지제도 내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이들의 희망은 번번이 무너진다. (중략)

영화 속 다니엘과 케이티가 겪는 힘겨운 상황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여기, 우리가 마주하는 자화상이다. 
‘974만원 대 132만원.’ 대한민국 최상위 20%와 최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다. IMF 조사 결과 우리나라는 OECD국가들 중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소득 격차가 큰 국가로 나타났다.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약 45%를 차지한다. 

새벽 동이 트기 전부터 북적이는 인력 사무소, 차별에 눈물 흘리는 비정규직, 치솟는 임대료에 거리로 내몰리는 자영업자, 미래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N포 세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사람들은 저마다 희망의 복원을 호소한다. 
장기화되는 구조적 저성장 속에서 경제적 양극화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부와 가난은 대물림되고, 공정한 경쟁과 땀의 가치는 희미해져 간다. 인도의 정신적 지도자인 간디는 ‘원칙 없는 정치’ ‘인격 없는 지식’ 등과 함께 ‘땀 흘리지 않고 얻는 부’를 일곱 가지 사회악 중 하나로 규정한 바 있다.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한 계층 간 갈등은 점점 깊어진다. 저출산,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일자리, 복지 등 사회 곳곳에서 세대 간 충돌마저 일어나고 있다. 

인류 역사상 최대의 기술혁명으로 일컬어지는 4차 산업혁명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산업혁명 시대와 비교했을 때 변화의 속도가 열 배 이상 빨라졌고, 변화의 파급 효과는 3,000배나 크다는 분석도 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 나노, 생명공학 등 ICT 혁명에 힘입어 인류는 풍요의 황홀함을 맛보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부가 늘어났음에도 가난한 사람이 더 많아진 시대적 부조화도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 개인들은 일자리 감소 등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 대전환의 길목에 선 지금,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닐까. <5~7쪽>

『명견만리-불평등, 병리, 금융, 지역 편』
KBS ‘명견만리’ 제작팀 지음│인플루엔셜 펴냄│313쪽│15,800원

* 지대폼장은 지적 대화를 위한 폼나는 문장이라는 뜻으로 책 내용 중 재미있거나 유익한 문장을 골라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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