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블랙홀 연구, 관측천문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학자로 인정받는 우종학 교수.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블랙홀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이 책을 출간하게 됐다. 그는 "과학이 인기 없는 것은 대중에게 영양가 높고 신선한 과학의 내용을 먹기 좋게 요리해 선보이는 데 소홀했던 과학자들의 책임도 있다고 느껴 '블랙홀 셰프'로 나서게 됐다"고 말한다.
저자는 블랙홀의 정의부터, 기원, 특성, 블랙홀이 1,000억 개의 별빛보다 밝은 빛을 뿜어낼 수 있는 이유 등을 친절하게 설명한다. 독자들을 위한 강연체 글에 비유와 문답, 이해를 돕는 일러스트와 풍부한 도판 활용이 눈에 띈다. 블랙홀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책이다.
우주여행에서 블랙홀과 마주친다면 이런 모습으로 보일 것이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만든 이 영상은 은하 중심에 있는 블랙홀이 중력으로 빛을 끌어당기는 효과가 잘 드러나 있다. 원반 형태로 검게 보이는 영역이 블랙홀에서 빛이 빠져나올 수 없는 블랙홀의 크기에 해당되며, 원반 바깥쪽으로는 블랙홀의 배경이 되는 별빛이 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휘어져서 길게 늘어진 형태로 보인다. <36쪽>
거대한 제트를 뿜어내는 '시그너스 A'라는 이름의 거대질량 블랙홀을 전파망원경으로 찍은 모습이다. 사진 중앙에 작은 거대질량 블랙홀의 모습이 보인다. 이 블랙홀에서 매운 가까운 곳에서 엄청난 양의 전자들이 광선검처럼 뿜어져 나오고 있다. 일정 정도의 거리까지 쏘아 보내진 전자들은 점점 힘을 잃어서 귀처럼 생긴 전파 로브를 형성한다. <185쪽>
안드로메다은하. 우리은하와 비슷한 형태를 가진 안드로메다은하는 지구에서 약 250만 광년 떨어진 거리에 있다. 안드로메다은하는 나이가 많은 오래된 별들을 포함해 막 태어난 젊은 별들과 가스와 먼지로 구성된 거대한 나선팔, 그리고 중심에 '벌지'라고 불리는, 별이 밀집해 하얗게 빛나는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이 은하의 나선팔 어디엔가 있을 행성에서 밤하늘을 올려다본다면 마치 지구에서 은하수를 보는 것처럼 별무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203쪽>
허블 익스트림 딥필드.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찍은 우주 끝에 존재하는 은하들의 모습이다. 총 50일에 해당하는 장시간의 노출을 주고 우주의 한 방향으로 허블 우주망원경을 지향해 찍은 이 영상에는 가까운 우주에 존재하는 현재 은하들의 모습은 물론 100억 광년이나 떨어진 막 생성된 아기은하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은하들 하나하나에는 안드로메다은하처럼 엄청난 양의 별과 가스, 먼지 등이 포함돼 있다. <206쪽>
『우종학 교수의 블랙홀 강의』
우종학 지음 | 김영사 펴냄│368쪽│15,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