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한당 정미경 ‘세월호’ 발언은 ‘막말’인가 아닌가?… 말은 품격을 드러낸다
자한당 정미경 ‘세월호’ 발언은 ‘막말’인가 아닌가?… 말은 품격을 드러낸다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7.16 14: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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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정미경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사진= 연합뉴스 유튜브 영상 화면]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코칭심리학자이자 기업 전문 강사 김윤나는 책 『말그릇』에서 “말이 주는 상처가 가장 아프다”며 “무심코 던진 말이라도 일단 입 밖으로 나온 말은 사람의 마음에 파장을 일으킨다. ‘그렇게 할 거면 그만두라’는 상사의 말에 밤잠을 설치고, ‘해낼 거라고 믿는다’는 한마디에 힘이 나서 두 팔을 걷어붙인다. 말은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할 만큼 힘이 세다. 게다가 수명은 어찌나 긴지. 주름이 자글자글한 노인이 어린 시절 들었던 격려의 말을 추억하며 눈물을 흘리거나 장성한 아들딸을 둔 가장이 ‘그때 왜 내게 그런 말을 했냐’며 오래전 상처를 곱씹는 모습을 볼 때면 말의 질긴 생명력을 실감하곤 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이하 자한당) 정미경 최고위원이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발언이 여러 사람에게 ‘상처’로 다가오는 모양이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문 대통령이 전남도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순신 장군을 이야기하며 12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고 했다”며 “문재인 정권은 임진왜란 때 무능하고 비겁했던,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지 않고 오직 개인만을 생각한 선조와 그 측근들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댓글 중에 눈에 띄는 글이 있어 소개한다”며 “어찌 보면 (이순신 장군보다) 문 대통령이 낫다더라. 세월호 한 척 가지고 이겼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의 이 같은 발언에 회의 참석자 일부는 웃음을 터뜨렸고, 일부는 표정이 굳어졌다.  

여러 언론사에서 관련 기사가 올라오며 ‘막말 논란’이 일었다. 이에 자한당 미디어국은 이날 “정 최고위원의 세월호 발언은 막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자유한국당의 입장”이라며 “관련 보도 30여 건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보도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교안 자한당 대표는 최고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당 발언에 대해 “아까 정 최고위원이 말을 다 했으니 그 말 그대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비록 자한당은 “막말이 아니다”라고 규정한 셈이지만, 많은 이들이 이를 ‘막말’이라고 여기고 있다. 세월호참사 유가족 관련 단체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는 이날 낸 논평에서 “세월호참사 희생자들을 비하하고 정쟁의 도구로 삼는 자유한국당 해체하라”며 “그리고 당신들 자유한국당이 배출한 박근혜 정권은 무려 304분의 국민들을 살해했다”고 말했다. 또한 “304분 희생을 전하던 브리핑 때도 웃었던 민경욱과 오늘 최고위원 발언에도 함께 웃었던 나경원! 자유한국당에게 세월호참사로 희생된 304명의 비극은 그저 웃음거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또 한 번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치권에서도 일제히 비난이 쏟아졌다. 이경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난데없이 연관성도 없는 세월호를 들먹여 희생자들과 유가족의 아픔을 희화했다”라며 “세월호 유가족을 향해 ‘막말 흉기’를 휘둘러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의 뒤를 이어 ‘제2의 차명진’이 되고 싶은가”라고 말했다. 차명진 전 자한당 의원은 세월호 5주기 전날인 지난 4월 1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고 말한 바 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 역시 구두논평에서 “막말로 민심을 호도했고, 우리 국민을 모독했으며 세월호 유가족들에게는 또다시 큰 상처를 줬다”며 “망언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 망언인지 아닌지 의식도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흠집 잡기에 혈안이 돼 있는 한국당의 도가 넘은 행위”라며 “계속 피해 가족들에게 가슴에 못만 안기는 한국당은 정말로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품격이 드러난다. 나만의 체취, 내가 지닌 고유한 인향은 내가 구사하는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 (이기주, 『말의 품격』)

“경솔하고 천박한 말이 입에서 튀어나오려고 하면 재빨리 마음을 짓눌러야 한다. 그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거친 말을 내뱉고 나면 다른 사람들에게 모욕을 당하고 해로움이 따르게 될 텐데, 어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작가 이기주는 베스트셀러 『말의 품격』에서 조선 후기 실학자 이덕무가 책 『사소절』에서 한 말을 언급하며 “청산유수처럼 말하는 사람이 주목받는 시대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번지르르한 말속에 상대에 대한 배려가 빠져 있다면, 그래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안겨준다면 그것은 목소리가 아니라 거친 소음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록, 자한당은 부정했으나, 정미경 최고위원이 뱉은 말이 누군가를 아프게 했음은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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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국민 2019-07-16 17:12:49
세월호 한 척 갖고 이긴 문재인 대통령이 배 12척 갖고 이긴 이순신 장군보다 낫다 -정미경-

한국정부에 입을 벌려 쓴액을 쏟아내는 정미경 조개 한마리가 일본의 수천만 조개보다 낫다. -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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