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의 계절’ 나폴리탄 괴담보다 더 무서운 괴담은 책에 있다… 책 속 괴담 BEST 4
‘괴담의 계절’ 나폴리탄 괴담보다 더 무서운 괴담은 책에 있다… 책 속 괴담 BEST 4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7.14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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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학교에서 검은색 넥타이를 맨 학생과 마주친다면 뒤를 돌아보지 말고 뒷걸음질로 자리를 피하십시오. 건물 밖으로 무사히 나왔다면 안심해도 좋습니다. 본교의 학년별 넥타이 색상은 각각 초록색, 노란색, 빨간색입니다. 다행히도 그것은 눈을 마주치고 있다면 따라오는 것밖에 하지 못합니다. 절대 그것에게서 시선을 떼지 마십시오.” (트위터에서 유행하는 ‘나폴리탄’ 괴담 中)

“화장실에 가려고 하면 앞에 긴 생머리 여자가 먼저 화장실에 들어간대. 그래서 따라 들어가면 화장실이 텅 비어있다는 거야. 그리고 다들 검고 긴 생머리만 기억하고 앞모습은 본 사람이 아무도 없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서울 신촌의 한 레스토랑 괴담 中)

“어떤 사람이 영화관에서 엔딩크레딧을 보다가 다들 가는 분위기이길래 ‘나도 갈까?’하고 주변을 둘러보는데 뒤쪽에 어떤 사람이 혼자 앉아 있더래. 그래서 계속 엔딩크레딧을 보던 중에 ‘그 사람 갔나?’하고 흘끔흘끔 봤는데 고개를 돌릴 때마다 한 칸씩 가까워지는 것 같더래. 자세히 보니 그 사람이 화면을 보고 있던 게 아니라 자기를 보고 있더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행하는 신촌의 한 영화관 괴담 中)

괴담을 찾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각종 괴담이 실시간 인기 검색어·게시물 순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다. 시기적으로 곳곳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는 ‘괴담의 계절’ 여름이기 때문이리라. 실제로 괴담을 읽으면 서늘한 기분이 들 뿐 아니라 체온도 내려간다고 한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인터넷에 떠도는 괴담들은 그렇게 종류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괴담에 대한 대중들의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적다고 할 수 있다. 가물에 콩 나듯 나오는 괴담에 목이 마른다면, 책에서 한번 괴담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괴담은 오히려 인터넷보다 책에 더 많다. 잘 나가는 공포소설 속 이야기를 인터넷에 떠도는 괴담 형식으로 재구성해봤다.  

#1

“어떤 사람이 오랜만에 만난 친구하고 4차까지 술을 마셨더래. 비틀거리는 친구를 부축하면서 모텔을 찾고 있었는데, 근처에 주인장이 실종돼서 폐업한 모텔이 보이더래. 유튜버들이 흉가체험 하는 곳으로 유명한 모텔. 문득 친구를 여기서 재워놓고 아침에 놀라게 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래. 그래서 친구를 이끌고 그 모텔로 들어가서 친구를 재울 곳을 찾고 있었는데, 만취한 친구가 갑자기 눈을 뜨고 둘러보더니 이렇게 말하더래. ‘여기 어디야?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 (공포 장르를 다루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송준의 작가의 책 『괴담의 밤 01 : 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中 「폐업한 모텔에서」

#2

“살다 보면 정신없이 뭔가를 찾는 사람을 만날 때가 있어. 그런데 문제는 그런 사람이 자기에게만 보일 때래. 그럴 때는 무조건 모르는 척하는 것이 이로워.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야. 그것들은 목소리와 말투부터가 달라. 사람의 육성이 아닌데 언어를 억지로 쓰려고 한다거나, 귀가 아닌 머릿속에서 소리가 들릴 때, 그때는 반드시 모르는 척해야만 해. 만약 그것이 ‘제 보라색 핸드백 어디 있는지 아세요?’라고 물을 때 ‘모른다’고 대답이라도 하면 그 핸드백을 찾아내라고 너에게 붙을 거야. 그러면 얼마 안 가서 쥐도 새도 모르게 죽어.” (작가 문화류씨가 스마트폰으로 쓴 공포 괴담집 『무조건 모르는 척하세요』 中 「무조건 모르는 척하세요」)

#3

“정확히 2010년 1월,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라 보일러를 켜놓고 이불 속에 들어가 꼼짝 안하다가 잠이 들었어. 그런데 꿈을 꿨는지 등 뒤에서 ‘어이! 들리니?’ 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꿈속에서 바로 뒤를 돌아봤는데 아무도 없었어. 그리고는 잠에서 깼는데 등 뒤에 창문이 열려있더라고. 한겨울이라 분명히 닫아놨던 창문이….” (작가 이영주가 실제 경험담을 중심으로 작성한 괴담집 『특종 괴담 45선 中』

#4

낡은 주택단지에 살게 된 한 남자가 도저히 이 세상 사람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얼굴의 아름다운 소녀에게 반하게 됐어. 그리고 일주일 정도 창문을 통해 그녀의 행동을 지켜보게 되는데, 놀랍게도 그녀가 남자의 옆집에 산다는 사실을 알게 돼. 엉겁결에 소녀가 사는 쪽 벽을 똑똑, 두드려 보게 되는 남자, 그런데 곧 반대편 벽에서도 남자의 신호에 화답하는 소리가 들려. 다음 날 아침 일찍 산책을 하던 남자는 옆집에 사는 소녀가 죽었다는 말을 듣게 돼. 그리고 소녀가 일주일 동안 혼수상태였으며, 죽기 하루 전에 갑자기 깨어나 자신의 침대를 벽 쪽으로 옮겨달라고 했다는 사실도 알게 돼. (『세계 호러 단편 100선』에 수록된 작가 앰브로즈 비어스의 단편 「벽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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