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씸죄·국민정서법 위반’ 유승준, 17년으로는 용서가 안 될까요?
‘괘씸죄·국민정서법 위반’ 유승준, 17년으로는 용서가 안 될까요?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7.12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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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 2002년 병역 기피 혐의로 입국이 거부당한 유승준이 한국 땅을 밟을 길이 열렸다. 11일 대법원이 유씨에게 내려진 비자발급 거부가 행정절차를 어겨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리면서다. 대법원은 “과거 법무부의 입국 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비자발급을 거부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1997년 데뷔한 유씨는 ‘가위’ ‘나나나’ 등 히트곡을 연이어 터뜨리면서 댄스 가수로 큰 사랑을 받았다. 미국 영주권자로 입대 의무가 없으나 “제1연평해전에서 느낀 것이 많아 해병대에 입대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바른 청년’ 이미지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2002년 공익근무요원 소집을 앞두고 공연을 위해 일본으로 넘어갔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국적을 취득해 병역 의무를 피하면서 비난 여론이 크게 일었다.

유씨는 “국민을 우롱하거나 의도적인 계획으로 거짓말을 하진 않았다”며 “2년 반 사회복무를 하고 나면 제 나이가 거의 서른이다. 댄스 가수의 생명이 짧은 것을 저 자신이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입대를 ) 번복했으나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해명했으나, 유씨를 향한 대중의 시선은 싸늘했다. 병무청 역시 해당 건을 병역 회피의 대표적 사례로 삼아 법무부에 요청해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그렇게 유씨는 약혼녀의 부친상으로 3일간 일시적 입국한 것을 제외하고 17년간 한국 땅을 밟지 못했다. 실정법 위반보다는 괘씸죄와 국민정서법을 위반한 탓이 컸다.

이후 중국과 일본, 미국 등을 오가며 연예 활동을 펼치던 유씨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고, 2015년에는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무릎 꿇고 눈물로 사죄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론은 싸늘했고, LA총영사관에 신청한 재외동포(F4 )비자도 거부당했다. 이에 유씨는 비자발급 거부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이번 대법원 판결로 한국 땅을 밟을 길이 열리게 됐다.

해당 소식에 여론은 둘로 갈렸다. “병역의무를 회피한 유씨에게 면죄부를 줘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며 유씨의 입국을 반대하는 측과 “17년간 입국을 거부당했으면 충분히 죗값을 치렀다”며 이제는 입국을 허락해야 한다는 측의 의견으로 양분됐다. 다만 대법원 재판부가 밝혔듯 외국인이 한국에서 금고형 이상을 받고 추방될 경우 입국금지 제한은 5년, 병역기피 목적으로 한국 국적을 포기했을 경우에도 41세가 되면 재외동포 체류자격(F4 비자 )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현행법상 입국을 제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유씨의 나이는 43세다.

그렇다면 유씨가 한국행을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 일단 가장 큰 이유는 고향에 대한 향수다. 유씨 측 변호인은 “유승준은 자신이 태어나서 중학교까지 자랐던, 그리고 모든 생활터전이 있었던 모국에 17년 넘게 돌아오지 못하고 외국을 전전해 몸과 마음이 힘들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유씨는 자녀가 한국에 들어갈 때 아빠와 함께할 수 없는 이유를 물을 때마다 몹시 괴로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유씨가 과거 큰 인기를 누렸던 한국에서 다시 재기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기한다. 유씨가 신청한 F4 비자는 투표권을 제외하면 한국인과 거의 똑같은 권리를 누릴 수 있어 이런 의견에 힘을 더했다. 하지만 지난 5일 발표된 여론조사(리얼미터 )에서 ‘유씨의 입국을 불허해야 한다’는 의견이 68.8%가 나오고, 비슷한 주장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이틀 만에 7만여명의 참여자를 모은 것으로 볼 때, 유씨의 입국이 허락된다고 해도 이전과 같은 연예 활동은 쉽지 않아 보인다.

강남순 미국 텍사스크리스천 대학교 교수는 책 『용서에 대하여』에서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라는 사실은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인류 보편의 진리다. 아무리 훌륭하다고 칭송받는 사람도 완벽한 인간일 수는 없다”며 “불완전한 존재인 인간은 살면서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 잘못을 저지르거나 상처를 주는 동시에 스스로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상처받고 피해를 입기도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보면 용서란 피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인간의 삶에서 반드시 필요한 삶의 구성요소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유승준의 병역 이행 번복이 대중에게 엄청난 배신감을 안긴 것은 사실이지만 17년이 넘도록 기약 없이 한국 사회와 격리한다는 것에는 논란이 일고 있다. 구속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한국 사회와 접촉이 차단된다는 점으로 볼 때 17년은 지난해 15개월 된 아이를 학대 치사한 화곡동 위탁모 사건의 가해자와 동일한 형량이다. 국민에게 배신감을 안긴 유씨는 얼마나 더 죗값을 치러야 할까?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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