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김성준 전 앵커의 몰카범 전락... 일탈의 진짜 이유는?
SBS 김성준 전 앵커의 몰카범 전락... 일탈의 진짜 이유는?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7.09 18: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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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사진=SBS]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지난 3일 오후 11시 55분경 서울 지하철 2호선 영등포구청역사 안. 한 남성이 원피스를 입고 걸어가는 여성의 뒤를 바짝 뒤따르며 치마 밑으로 스마트폰을 들이 민다. 은밀한 사진을 여러 장 찍던 찰나, 주변 시민에 의해 범행이 발각되고 경찰이 출동한다. 그사이 남성은 도주를 꾀하지만 미처 역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2번 출구에서 붙잡히고 만다. 술에 취한 남성은 ‘몰카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으나, 휴대폰에서 몰래 찍은 사진이 발견되면서 결국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수년간 SBS 메인 뉴스 ‘뉴스8’을 진행했던 김성준 전 앵커의 성범죄 사건은 그렇게 세상에 알려졌다. 8일 오전 언론 보도에서 ‘공중파 앵커’로만 다뤄지던 것이, 오후 들어 실명까지 거론되자 김 전 앵커는 SBS에 사직서를 제출했고, 사직서는 이날 바로 수리됐다. 이후 김 전 앵커는 입장문을 통해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피해자분과 가족분들께 엎드려 사죄드린다”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성실히 조사에 응하겠다. 참회하면서 살겠다”고 전했다. 또 “제 가족과 주변 친지들에게 고통을 준 것은 제가 직접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앵커에게 내려질 법적 처벌은 사실 그리 엄하지 않다. 지난해 불법 촬영·유포 관련(총 1,702건 )사건의 1심 판결에서 대체로 벌금형(692건 )이나 집행유예(681건 )가 내려진 경우가 많았고 징역형은 215건에 불과했던 점에 비춰볼 때 김 전 앵커도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수준에서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법적 판단을 떠나 실제적인 처벌 수준은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 먼저 김 전 앵커는 이번 일로 오래 몸담았던 SBS를 불명예스럽게 떠나게 됐다. 또 너새니얼 호손의 소설 『주홍글씨』에서 헤스터 프린이라는 젊은 여인이 불륜에 대한 처벌로 평생 ‘A’(adultery·간통 )자를 가슴에 달고 살아야 하는 형벌을 받았던 것처럼 김 전 앵커는 ‘몰카 범죄자’라는 낙인찍힌 여생을 살아가게 됐다. 또 가족에 대한 죄책감도 무시하기 어려운 벌이다. 그간 SBS 간판 앵커라는 타이틀을 내심 자랑스럽게 여겼을 아내, 자녀, 친인척에게 ‘성범죄자’ 가족이라는 견디기 어려운 수치감을 전했기 때문이다.

이런 결말을 맞이한 그는 도대체 왜 그런 범죄를 저질렀던 것일까? 아직 자세한 내막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반 성범죄자들과 비교·추측해 봤을 때 김 전 앵커는 그릇된 성적취향을 가졌거나 감내하기 어려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일탈을 통해 짜릿함을 추구했을 가능성이 있다. 사회 통념에 어긋나는 일탈을 자행하면서, 언제고 발각되면 사회적으로 매장될지 모른다는 흥분감에 점점 범죄 행위에 중독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찌 됐든 인간의 기본 욕구인 성욕을 잘못된 방향으로 해소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결말을 맞이한 건 분명해 보인다.

이런 인간 욕구에 대해 세계적인 철학가 알랭 드 보통은 책 『섹스』에서 “우리 인간은 격정적이거나 무분별할 때가 많고, 파멸적 호르몬과 욕망에 시달리다 금세 판단력이 흐려지기도 한다”며 “포르노(몰카 )는 술이나 마약과 비슷하다. 우리의 인생에는 삶을 제대로 이끌어 가려면 반드시 겪어야만 하는 여러 가지 고통이 있고, 우리는 그것을 견딜 수 있는 능력을 키우며 살아가지만 포르노는 그런 능력을 갉아먹는다. 포르노가 맹렬한 흡인력을 발휘해 의식에서 우리를 끌어내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의 현재와 미래를 망치기 가장 쉬운 상태가 된다”고 말한다. 실제로 김 전 앵커는 그렇게 그간 쌓아온 이력과 명예를 한순간에 잃어버렸다.

아울러 알랭 드 보통은 “인류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나 질서와 사랑이 충만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억압이 필요하다는 점만은 인정해야 할지 모른다. 또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성적 충동은 어느 정도 억누를 줄 알아야 한다”며 “억제란 기독교 신자나, 이슬람교도, 꽉 막힌 도덕군자들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그리고 평생토록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일을 해야 하고, 배우자에게 충실해야 하고, 자식을 키워야 하고, 자기탐구도 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만큼 온라인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성적 충동을 거침없이 드러내서는 곤란하다. 충동을 억제하지 않고 내버려 뒀다간 자폭하기 딱 좋으니까”라고 전한다.

순간의 쾌락을 위해 그간 쌓아온 많은 것을 걸었던, 그리고 결국 잃어버린 김 전 앵커. 무엇이 그를 일탈로 이끌었는지 알 수 없지만, 절제의 부재는 큰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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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2019-07-13 13:06:01
인간이 인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성욕을 주신 신이 원망스러울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