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김도희 목포해양대 교수의 ‘바다를 담은’ 수필집 『명태 돌아오라』
[리뷰] 김도희 목포해양대 교수의 ‘바다를 담은’ 수필집 『명태 돌아오라』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6.2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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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청량한 파도에 가슴이 확 트이다가도, 해가 질 때면 붉은 노을이 감상에 젖게 한다. 그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맑은 물속에는 어리석은 인간을 아낌없이 품어주는 젖줄이 있다. 글에 바다가 담겨 있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수필가 김도희 국립목포해양대 환경생명공학과 교수는 이 수필집에 그가 일생을 바쳐 연구해왔던 바다의 일부를 녹여낸다.  

“지구 표면의 70%는 바다로 물의 행성이다. 물이 존재하기에 생물들이 살고 있어 생물권이라 한다. 육지는 지치고 바쁜데 바다는 한없이 여유롭다. 쉼 없이 움직이면서도 지칠 줄 모른다. 바람이 몰아쳐도 오물이 유입해도 끄떡없다. 그저 출렁이면서 포용한다.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고 하여 ‘바다’라고 칭한다.”(26쪽) 그에게 바다는 어머니다.   

“좀처럼 보이지 않던 명태가 돌연 남북관계에 나타났다. 얼마 전 남북평화협력 기원 평양 공연에서 명태가 북한 관객들의 마음을 열었다. 명태는 굳어만 있었던 그들을 웃게 하였다. 가수 ‘강산에’가 고향이 함경도인 아버지를 생각해서 만든 ‘명태’를 불렀기 때문이었다. 명태의 맛을 알고 있는 같은 입맛을 가진 사람들. 긴 세월 불안하고 힘들었으리라. 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았다. 언젠가는 서로 만날 것이라 믿었다. 명태가 그 춥고 험난한 바닷속을 헤쳐 왔듯, 그 어떤 외세의 풍랑에도 함께 풀어가야 할 숙명이 있었기 때문이다.”(19쪽) ‘어머니’ 바다에서 태어난 명태는 수십년 떨어져 있던 우리 민족을 잇는다. 

“바다가 잔인한가. 수백명의 인명 사고를 반복해서 당하고도 예방도 못 하고 구조도 못 하는 사람들이 잔인한가.” “언제부터인가 바다 밑이 하얗게 변하고 있다. 동해와 제주도 바다 밑 60% 이상이 사막화되고 있다.”(29쪽) 그에게 바다는 염려의 대상이기도 하다. 

바다에서 파도치는 글들은 머물지 않고 산으로, 도시로, 시골로 흘러들며 저자와 우리네 인생을 쓸어내린다. 수록된 글들은 마치 언젠가 발을 담갔던 바닷물처럼 정겹고 따듯하다. 가까이서 파도 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하는 수필집이다.    
 
『명태 돌아오라』
김도희 지음│수필과비평사 펴냄│204쪽│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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