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북한사역은 왜 어려울까?… "목사님 더는 못 하겠어요"
[리뷰] 북한사역은 왜 어려울까?… "목사님 더는 못 하겠어요"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6.21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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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목사님 더는 못 하겠어요"

북한을 탈출한 탈북민의 남한 정착을 돕는 북한사역은 한국 교회가 벌이는 수많은 사역 중 최고 난이도로 손꼽힌다. 환우를 찾아 위로하는 병원사역, 경제적 약자를 구제하는 긍휼사역, 장애우의 사회참여를 돕는 장애우 사역 등 시간·물질·정성이 들어가는 여러 사역이 존재하지만, 그 중 북한사역은 열매를 맛보기 가장 어렵다는 평을 받는다.

이런 이유로 북한을 마음에 품었던 적잖은 사람이 북한사역을 포기한다. 선한 의도로 손을 내밀었지만, 문화·가치관·사고방식의 차이에서 비롯한 '다름'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탈북민이 겪었던 상처와 아픔의 맥락을 간과하고 "잘해주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접근했다가는 "탈북민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 "탈북민은 받으려고만 하는 이기적인 존재" "탈북민은 선의를 비꼬는 왜곡된 시각의 소유자"라는 불평을 쏟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왜 그럴까? 탈북민과 남한 사람이 한데 어울리는 온누리교회 하나공동체(15년 전 故하용조 목사가 설립)를 담당했던 김상수 목사(現 대전 온누리교회 담당 목사 )는 몇 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먼저 김 목사는 남한 사람이 지닌 '이해 부족 상태에서의 과도한 열정'을 지적한다. 북한을 위해 기도하다가 탈북민을 만나면 그들을 이해하기도 전에 사역부터 하려고 달려들곤 하는데 그렇게 의욕이 앞섰다가는 쉽게 지친다는 것이다. 실제로 3중 감시체제인 북한에서 살다가 탈북 과정에서 경험한 숱한 상처가 트라우마로 남은 대다수 탈북민은 자신에게 잘해주며 다가오는 사람을 부담스러워하며 신뢰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 자체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김 목사는 "북한 사람들은 처음부터 마음 문을 열지 않는다. 북한 사역을 제대로 하려면 1~2년 정도 함께 예배드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먼저 친구가 돼야 한다. 우월의식을 갖고 탈북민을 가르치려 든다면 어떤 긍정적 결과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다음으로 김 목사는 탈북민의 트라우마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대다수 탈북민은 북한에 가족을 남겨 두고 왔다는 자책감과 자본에 굴복한 것 같은 자존감의 상실 등으로 소외감을 느끼는데, 이에 대한 배려가 없이 접근할 경우 서로 감정이 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탈북민들을 만나 교제하다 보면 깊은 내면의 상처 때문에 알면 알수록 더 모를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그들에게 더 깊이 접근할수록 알 수 없는 벽을 느끼게 된다"며 "(내적 갈등을 겪는 ) 탈북민 지체들은 사역보다 남한 성도들이 자신과 함께해 주기를 바란다. 사역을 잘하려고 하기 보다는 함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책에는 온누리교회 하나공동체를 포함한 한국교회의 북한사역 현황 및 북한사역에 필요한 지식이 가득 담겼다. 또 저자가 제시하는 바람직한 북한사역의 방향과 통일을 향한 기독교적 관점도 자세히 수록됐다. 통일과 탈북민에 관심이 있다면 먼저 온 통일을 이뤄가고 있는 '하나공동체'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 보자. 

『북한을 새롭게 알면 통일이 보인다』
김상수 지음 | 두란노서원 펴냄│276쪽│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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