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는 가라’ 한여름 더위 날려버릴 ‘진짜 공포체험’은 이런 것
‘가짜는 가라’ 한여름 더위 날려버릴 ‘진짜 공포체험’은 이런 것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6.2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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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전국에 천둥과 번개가 내리쳤던 지난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에는 ‘신촌메박’이라는 단어가 ‘실시간 트렌드’(트위터에서 실시간으로 가장 인기 있는 단어)에 올랐다. ‘신촌메박’과 관련된 ‘트윗’(트위터에 쓴 글)들은 신촌의 한 영화관에 관한 괴담이었다. “그 영화관에 가면 엘리베이터에 두 명만 타도 정원초과라고 나온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스크린 쪽이 아니라 영사기 쪽만 바라보고 있는 한 남자가 있다”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폐업한 가게들이 있는 층에서 멈췄다” 등등. 그런데 분위기를 보면, 이러한 ‘트윗’들이 해당 영화관을 가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되는 것 같지는 않다. 해당 영화관과 관련한 괴담은 오히려 대중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부러 해당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겠다는 사람이 꽤 많다. 영화도 보고, 공포 체험도 하겠다는 것이다.  

“놀이공원 ‘귀신의 집’처럼 인위적인 곳은 재미없다. 진짜 귀신이 나올 법한 곳을 간다.” 
언제부터인가 일반인 및 인터넷 방송인들은 폐가 등 초자연현상이 일어난다는 곳을 방문해 직접 체험하고, 그 장면을 중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들이 ‘유튜브’ 등에 올린 관련 콘텐츠가 최근에는 많게는 수백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재작년부터 올해까지 좀처럼 흥행한 공포영화가 없었고, ‘귀신의 집’처럼 인위적으로 조성된 공포체험 공간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가 감소한 것과는 비교된다. 

그리고 이러한 ‘진짜’ 공포체험의 인기는 쉬이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끊임없이 진화 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콘텐츠적인 측면에서 화려해지고 있다. 최근 유튜브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공포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유튜버 중 한 명인 ‘윤시원’은 일명 ‘고스터 헌터’라고 불린다. 그가 이러한 별칭을 얻은 이유는 다른 유튜버들과 달리 최첨단 장비를 가지고 폐가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플라즈마(초고온에서 음전하를 가진 전자와 양전하를 띤 이온으로 분리된 기체)를 감지해 초자연적인 현상이 어디서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내는 ‘플라즈마 측정기’, 불특정 전자기장을 측정해 초자연현상을 감지하는 ‘EMF 측정기’, 낮은 주파수 대역의 소리를 잡아낼 수 있어 초자연현상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한다는 ‘Evp 녹음기’ 등은 단순히 폐가의 모습만 보여줬던 기존 공포체험의 질을 한 단계 끌어 올린다.

이 외에도 단순 ‘폐가 방문’으로 끝나지 않는 기상천외한 ‘진짜’ 공포 체험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 방송인은 미용실에 가서 한껏 꾸민 뒤 폐가에서 캠핑을 한다. 영상의 썸네일(인터넷 홈페이지나 영상 콘텐츠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줄여 화면에 띄운 것)에 쓰인 글은 ‘원피스만 입고 폐가에서 생존캠핑’. 이에 더해 귀신과 소통하기 위해 버려진 정신병원에 무당과 함께 들어가는 것은 물론, 버려진 학교에 키우는 강아지를 데려가기도 한다. 폐가에서 라면을 먹고, 춤을 추기도 한다. 

‘진짜’ 공포체험은 화려함을 더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마케팅 수단으로까지 변모할 조짐을 보인다. 동아오츠카(대표 양동영)는 오는 21일(금)부터 22일까지 파주의 한 폐공장에서 ‘호러나민C 올나잇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동아오츠카의 인기 음료 ‘오로나민C’를 홍보하는 페스티벌이다. 참가자들은 으스스한 폐공장을 투어하며 야외 미션 게임, 글램핑 등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 2만9,900원짜리 티켓 350장은 지난 7일 판매가 시작 된 지 1시간도 되지 않아 매진됐다. 이런 식의 공포 체험을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한 사례는 최초라는 평이다.

한편, 이러한 공포체험을 하기 전에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소유주 허락 없이 사유지에 무단으로 들어가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직접 체험이든 간접 체험이든 체험을 하기 전에 먼저 소유주의 허락을 받았는지 확인하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양심에 부끄럽지 않은 체험을 할 준비가 됐다면, 공포체험을 십분 즐기기 위해 도움이 되는 책이 있으니 추천한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영화제작프로듀서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의 『공포영화 서바이벌 핸드북』이다. 스미스는 책의 서문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눈에 보이는 것을 믿지 마라. 당신은 살아있는 인간이 아니라 ‘캐릭터’다. 바로 이 순간에도 영화제작자들은 온 힘을 동원해 당신을 죽이려 벼르고 있다”며 ▲공동묘지에서 살아남는 법 ▲악마를 쫓는 법 ▲악한 물체를 구분하는 법 ▲살인 인형을 무찌르는 법 등을 진지하고도 유쾌하게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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